[TF초점] 말 많고 탈 많았던 단통법, 결국 사라지나

실효성 여부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DB

단통법 대안으로 분리공시제 등 언급…업계 "부작용 우려"

[더팩트│최수진 기자] 유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를 막아왔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손보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최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역시 단통법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단통법은 이용자 차별 문제 해결 등 시장에 기여했지만 경쟁을 제한해 실질적으로는 이용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건전한 경쟁을 유발해 이용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의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통법은 단말기 유통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통신 3사의 고객 지원금 차별을 금지시킨 것으로, 지난 2014년 10월부터 6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에도 일부 유통점에서는 불법 보조금을 지속 살포, 소비자 차별이 이어지면서 실효성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단통법이 21대 국회에서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통신 3사, 이동통신유통협회, 시민단체 및 전문가로 구성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도 지난 10일 단통법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개선 내용으로는 현재 법으로 금지된 △가입유형에 따른 공시지원금 차등 허용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 △공시 유지 기간 단축 등이 언급됐다.

일각에서는 개정이 아닌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김영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달 내로 단통법 폐지안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함께 발의할 예정이다. 기존의 단통법은 폐지하고, 단통법의 실효성 있는 내용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추가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폐지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로 생기는 출혈 경쟁을 막을 수 없다면 결국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분리공시제' 등이 그 대안으로 거론된다.

분리공시제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스마트폰 지원금을 분리하겠다는 것이 골자로, 지난 2014년부터 언급되고 있지만 제조사의 반발로 시행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난 2017년 6월 발표한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 가운데 중장기 대책으로 분리공시제를 제시한 뒤에는 제조사도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법제화 단계에서 발전하지 못한 채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통신서비스와 스마트폰 판매를 분리하는 제도인 '완전자급제' 역시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유통점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한 후보자 역시 "(완전자급제는) 소상공인의 생계 문제가 달려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만에 달하는 유통점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선택 가능한 범위 내에 두고 심도 있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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