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점검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와 관련해 검찰의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있지만, 미래 전략 사업을 챙기기 위한 적극적인 현장 경영에는 멈춤이 없다.
이재용 부회장은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현장 점검은 △5G·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 등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공식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4대 미래 성장 산업으로 지목한 분야로, 이번 현장 방문은 '미래 먹거리 챙기기'에 초점이 맞춰진 행보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은 수사심의위 권고에 대한 검찰의 최종 처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앞서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이재용 부회장이 당분간 현장 경영 보폭을 좁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현장 경영은 지난 6일 경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에 참여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만난 지 열흘 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 키워드는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로 요약되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적으로 준비해 시장 지위 유지와 생존 경쟁에서의 우위를 이뤄내야 하는 등 복합적인 이유가 맞물려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경영 위기 상황은 사법 리스크 불확실성에도 이재용 부회장이 바쁜 발걸음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현장 경영에서도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현재 재계와 학계 안팎에서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자칫 총수 부재에 따라 삼성의 미래 준비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러한 불안감이 감지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지난 15일 "불확실한 시대에 사업 자원을 집중해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으로는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큰 숲을 보고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 역할은 이재용 부회장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이재용 부회장은 총 7번 사업장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3월),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