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거래대금 89조 원 기록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증시를 움직인 '동학개미'(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폭락장에 저점 매수를 노리고 주식시장에 입성한 개인투자자들)가 이번에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하락장세 속 수익을 본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직접투자'라는 새로운 경로로 투자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747억 달러(한화 89조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49조 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이미 지난해 전체 액수의 두 배규모를 향해 치솟고 있는 것이다.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나선 '원정 개미'들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 대형 기업체들은 국내 대비 글로벌한 사업 기반을 가져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올해만 주가가 세 배로 불어나면서 현재 테슬라 지분의 0.55%는 한국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뿐만 아니라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한 영향력을 가진 기술주와 언택트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높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우량주의 주가가 빠지자 국내 개인들이 '저점찬스'를 이용해 이들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중국시장으로도 투자처를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이 유일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증시에 불고 있는 훈풍도 투자자들에게 매력 요소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15% 이상 급등해 높은 상승을 보이고 있다. 상해종합지수는 지난달 말까지 2980선에 거래되며 3000선을 밑돌다가 지난 10일 3450.59선에 거래됐다. 7월 이후부터 모든 거래일에서 지수가 오르며 강한 증시부양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해외 주식투자의 급증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유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 방향'도 해외 주식투자 증가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소액투자자들에 대한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해외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단기간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25일 정부의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 발표 이후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약 8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원 가량이던 금액 대비 네 배로 늘었다. 해외주식의 경우 이미 차익기준 22%의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그동안 양도세 부담에서 자유롭던 국내 주식에 세금부담이 생기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해외투자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해외의 경우 국내와 다른 증시 시스템, 국내투자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은점과 환전 수수료 등 조금 더 복잡한 세금까지 종합적으로 주의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하루 가격변동폭(30%)이 제한돼 있는 국내와 다르게 변동폭 제한이 없는 경우가 있어 높은 수익률만큼 리스크도 크다"고 전했다. 또한 "세금의 경우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환전수수료, 양도세까지 모두 고려해야하는 점과 국제적 정세 변화에 따른 경제정상화 리스크 등 다양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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