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 적자' 정유4사, 2분기 사업 마무리…수익성 반등할까

올해 1분기 무더기 적자를 기록했던 국내 정유4사가 2분기 유가 회복세에 따라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 DB

유가 회복세에도 정제마진 '그대로'…평가 엇갈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가 2분기 사업을 마무리하고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다. 2분기에는 1분기 적자의 주범이던 국제 유가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재고평가 손실이 1분기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내심 반등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2분기에도 도합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석유제품 수요가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새롭게 투자한 사업들의 비용으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4사는 1분기에 총 4조3775억 원의 분기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실적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1조7752억 원, GS칼텍스는 1조318억 원, 현대오일뱅크는 5632억 원, 에쓰오일은 1조73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시황과 사업 환경, 수익성 등을 고려한 정유4사의 2분기 실적 전망을 내고 있다. 무더기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4사가 2분기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 반면 1분기보다 적자폭은 줄어들겠으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도 있다.

D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을 3434억 원 적자, 에쓰오일은 1045억 원 적자로 전망하고 있다. 적자 기조를 유지하나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적자폭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S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6250억 원에 달해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도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정제마진에 따라 대규모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사회의 이동 제한 조치가 지속돼 항공유와 휘발유 가격의 반등이 어려운 것도 적자 기조의 원인으로 판단했다.

증권가의 정유4사 업황과 수익성을 고려한 2분기 실적 전망 등에 따르면 2분기 유가 회복세에 따라 적자폭을 크게 줄이면서 반등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2분기에도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반복하고 있는 불확실한 정제마진에 따라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1분기 대규모 적자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더팩트 DB

이처럼 적자가 전망되는 이유는 정유사의 수익 지표로 불리는 정제마진이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5월과 6월 국제 유가가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초부터 4월까지 이어진 유가 하락세의 타격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정제마진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3달 넘게 배럴당 마이너스 달러를 기록하다가 6월 중순쯤부터 다시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회복기미를 보였다가 지난주 다시 마이너스(-0.5달러)로 내려가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4달러를 넘지 않으면 제품을 팔아도 손해를 보는 구조로 불리는 만큼 불확실한 정제마진 추이 속에서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여지가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유와 운송류의 감소도 정제마진 회복에 발목을 잡는 요소다. 국가 간 왕래가 활발해지지 않는 이상 반등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분기 재고평가손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폭락했던 1분기에 비해 4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글로벌 코로나19 우려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반등 기미를 보였던 항공유와 휘발유 등 주력 제품의 수요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잠시나마 오른 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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