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등 사업다각화로 리스크 최소화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아파트브랜드 수자인으로 유명한 중견 건설사 한양이 증시입성의 문을 두드린다. 앞서 상장준비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을 한 한양이 이번에는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양이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국내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앞서 2010년 증시입성이 무산됐지만 다시 한 번 IPO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주택시장에서 압구정 한양아파트로 잘 알려진 한양은 지난 1973년 '한양주택개발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현재 토목, 건축·주택·개발, 플랜트, 에너지 등들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3304억 원을 기록해 업계 28위에 자리한 중견건설사다.
지난 IPO 준비 과정에서 한양이 상장을 보류해야 했던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악화 등 외부적인 환경이 원인이었다.
한양은 이번 상장을 준비하며 주택경기 불확실성 등의 외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또한 각 분야에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내실 또한 단단하게 채비하고 있다.
이에 에너지 개발 사업에 진출하는 등 종합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택건설사업에 집중했던 사업 구조를 부동산과 에너지 관련 개발사업 위주로 넓힌 것이다. 지난달에는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다. 또한 2023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첫 민간 상업용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시설도 건설 중이다.
그러나 서서히 감소한 시공능력평가액이 상장 준비에 있어 기업신뢰도 부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양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015년 1조5587억 원, 2016년 1조4195억 원, 2017년 1조2649억 원으로 점차 감소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한양의 시공능력평가액은 지난해 기준 1조3304억 원이다.
또한 자금조달을 위해 검토되는 신용등급은 현재까지 투자 마지노선인 BBB+ 단계라는 점도 우려를 부추긴다. 매출 역시 지난 2013년 1조2826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4년 1조1320억 원, 2015년 1조102억 원으로 내림세다. 지난해 한양의 매출액은 9383억 원, 영업이익은 1464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과 관련한 국내외 시장상황 변화 역시 상장 여부의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른다. 대다수 비상장 건설업체가 시장상황에 따라 상장을 무기한 연기시킨 사례가 있어 만약 상황이 여의치않으면 또다시 미뤄질 위험이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건설업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투자자 모집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상황이 뒷받침 돼야 한다"라며 "부동산 경기 상황과 SOC투자흐름, 해외경기 불안 등이 업황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양은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RFP를 보내는 등 상장주관사를 찾고 있다. 이달 중 프레젠테이션(PT)를 거쳐 IPO 파트너를 확정할 방침이다. 일정을 서두르면 연내 IPO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은 이번 상장준비에 나서며 외부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다양한 사업을 강화시킨 부분에서 건설사로서의 가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한양이 올 하반기 주택 사업에서 신규 브랜드를 만들고, 정비사업과 도시개발사업 등에도 나선다"라며 "올해부터 수익이 예상되는 에너지 사업 등 다각화가 점차 커질 예정으로, 한양은 상장시 단순 아파트 시공사가 아닌 대규모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회사라는 점에 가치를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양 관계자는 "상장에 대해 할말이 없다"라며 "자금조달을 위해 이제 막 알아보는 정도의 단계로 향후 시기나 규모, 상장 후 기대점 등은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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