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원' UNIST 이준희 교수, 반도체 집적도 1000배 향상 원리 제시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준희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를 10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이론과 소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이준희 교수 연구 결과 '사이언스' 게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준희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를 10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이론과 소재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사이언스에 순수 이론 논문이 게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로, 국내 연구팀 단독 교신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이론적 엄밀성과 독창성, 산업적 파급력을 인정받았다.

반도체 업계는 소자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세화를 통해 단위 면적당 집적도를 높여왔다. 그러나 데이터 저장을 위해서는 탄성으로 연결된 수천 개의 원자 집단인 도메인이 반드시 필요해 일정 수준 이하로 크기를 줄일 수 없는 제약사항이 있었다.

이는 반도체 소자가 한계 수준 이하로 작아지면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이 사라지는 스케일링 이슈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의 기본 작동 원리인 0과 1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이준희 교수 연구팀은 산화하프늄(HfO₂)이라는 반도체 소재의 산소 원자에 전압을 가하면 원자간 탄성이 사라지는 물리 현상을 새롭게 발견하고, 반도체에 적용해 저장 용량 한계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 현상을 적용하면 개별 원자를 제어할 수 있고 산소 원자 4개에 데이터(1bit) 저장이 가능해져, 데이터 저장을 위해 수십 나노미터(nm) 크기의 도메인이 필요하다는 업계 통념을 뒤집을 수 있다.

이준희 교수의 연구는 지난해 12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HfO₂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재로, 이 현상을 적용할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제품의 메모리 성능을 한층 끌어 올릴 수 있어 산업계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하면 반도체 소형화 시 저장 능력이 사라지는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아 현재 10nm 수준에 멈춰 있는 반도체 공정을 0.5nm까지 미세화할 수 있어 메모리 집적도가 기존 대비 약 100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희 교수는 "개별 원자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은 원자를 쪼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고의 집적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소형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 지원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589개 과제에 7589억 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비전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 아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스마트공장, C랩 아웃사이드, 협력회사 상생펀드 등 상생 활동과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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