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넘어선 서큘레이터…냉방가전 시장 '지각변동'

이마트의 지난달(6월 1일~29일) 냉방 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제공

6월 냉방가전 매출 84.5% 신장…서큘레이터 매출 비중 57.8%

[더팩트|이민주 기자]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냉방 가전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이는 분위기다.

1일 이마트가 지난달 1~29일 전체 냉방 가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8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어 서큘레이터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시장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서큘레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9% 신장했다. 1~5월 사이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7.3% 오른 바 있다.

이에 이마트 사상 처음으로 서큘레이터 매출이 일반 선풍기를 앞질렀다. 전체 선풍기 매출에서 서큘레이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5~6월 27.3%에서 올해 5~6월 57.8%로 30.5%P 증가했다.

일반 선풍기 대비 가격이 2~3배 비싼 서큘레이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는 △편의성 △공간 효율성 등이 꼽힌다.

일반 선풍기가 바람의 세기를 미풍·약풍·강풍 등 3~4단계 내외로 조절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서큘레이터는 필요에 따라 단수를 최대 26단까지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일부 서큘레이터의 경우 좌우뿐 아니라 상하로도 가동이 가능한 '3D' 기능이 탑재돼 있어 보다 효율적이다.

이마트가 냉방 가전 매출을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에어 서큘레이터 매출이 선풍기를 넘어섰다. /이마트 제공

높은 공간 효율성도 서큘레이터의 장점으로 꼽힌다. 선풍기는 일반적으로 헤드 부분의 크기가 14인치부터 시작하지만, 서큘레이터는 헤드가 8~10인치 정도로 작다. 덕분에 여름철에 사용할 때는 물론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할 때도 편리하다.

보조 냉방가전인 이동식·창문형 에어컨도 인기다.

6월 이동식 에어컨 매출은 지난달 대비 5배 늘었으며, 창문형 에어컨 판매도 9배 증가했다.

이동식·창문형 에어컨의 경우 별도 실외기가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에어컨과는 달리 별다른 공사 없이 간편하게 설치가 가능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후발 냉방 가전들의 공세에 설 자리가 좁아진 선풍기 역시 변화를 꾀하며 반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5~7엽 날개를 가진 다엽 선풍기가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선풍기는 3~4개 날개를 가진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2018년을 전후로 선풍기 제조업체들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BLDC 모터를 탑재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 양승관 가전 바이어는 "서큘레이터와 이동식·창문형 에어컨 등 냉방가전의 신흥 강자들이 등장하며 세대교체를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기존 선풍기와 에어컨이 서큘레이터, 이동식·창문형 에어컨의 공세에 맞춰 어떤 생존전략을 들고나올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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