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부실상품 판매책임 피할 수 없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원금손실 사태), 라임사태(라임자산운용 펀드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무난히 지나쳐온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중단사태로 인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불완전판매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좋은 펀드 상품만을 판매한다고 인정받아 온 명성에 흠집이 나게 생겼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한 PB(프라이빗뱅커)가 현재 1000억 원 이상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상품과 관련해 "안전하다", "원금이 보장 된다"고 설명하며 펀드 가입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25일 NH투자증권과 상담했던 한 투자자의 녹취파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확인된 내용이다. 이에 투자자들이 NH투자증권을 향해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투자자가 당시 NH투자증권의 설명을 통해 가입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는 투자금의 95%를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사모펀드 특성상 해당 상품은 공모펀드보다 위험성이 높고 손실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원금보장을 장담하는 것은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불완전판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일부 영업직원이 '원금보장'과 같은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소지가 있어 당사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향후 옵티머스운용과 판매사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매사 중에서는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했던 NH투자증권을 향한 책임요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잔액은 5172억 원 가량이다. 이중 NH투자증권 판매잔액은 4528억 원가량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해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공서 매출채권펀드의 최대 판매처다.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측에 속아서 판매했다고 하더라도, 대형 판매사로서 부실한 상품을 판매했다는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옵티머스운용이 과거에 횡령 등의 혐의가 있던 회사라 의심을 품을 수 있었음에도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의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볼 때, 이 또한 미리 부실상품임을 알고 있었던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당시 투자자들에게 상품가입을 권유하며 "실사팀이 직접 옵티머스에 대해 엄격한 실사를 진행한데다 자산운용사도 건실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품판매 책임에 대해 "상품을 제공한 운용사를 실사하고, 그들의 제안서를 보고 내부검토도 진행했다"며 "이를 통해 그동안의 판매내역,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상품판매를 위해 내부 승인절차를 모두 거쳐서 판매한 것이며 판매 후에도 양수도계약서 등 문서확인, 예탁원 펀드 내역서 확인 등 다양한 절차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또한 "횡령 등 옵티머스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2년 전 이혁진 전 대표 당시의 일로, 이후 옵티머스는 대표도 바뀌고 2018년에 금감원이 제기한 자본금 충당 문제도 마친 상태였으며 특히나 NH가 상품을 판매한 것은 2019년 6월부터"라며 시기상 관계가 적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19년 펀드 판매회사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 3년간 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실제 투자자금에 대한 실사와 회수에 집중하면서 투자자 피해를 위한 보상 방안을 논의 하겠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보상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내용이) 나오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