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림·GS '3파전'…상위 두 곳 먼저 추린 뒤 시공사 결정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2조 원에 육박하는 공사비로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면서 건설사간 과열 경쟁 논란을 일으켰던 한남3구역 재개발이 조합 설립 8년 만에 시공권의 주인공을 가려낸다.
20일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2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차 합동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당초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한 공공시설 휴장으로 대관이 취소되면서 코엑스로 장소가 변경됐다.
시공권 경쟁이 붙은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과열 경쟁 논란으로 사업이 제동에 걸릴 만큼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에 대한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던 건설사다. 최종 시공사 선정 역시 이들 대형 건설사 간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각각 자금력, 특화설계, 속도를 무기로 삼고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대안설계 공사비로 1조7377억 원을 제시한 현대건설은 조합이 제시한 예상가격(1조8880억 원)보다 낮게 설정하면서 조합원의 금전적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없이 사업비와 이주비 대여가 가능하고, 아파트뿐만 아니라 상가도 100% 대물변제하는 조건 등도 현대건설의 수주전 공략 포인트다.
대림산업은 특화설계를 강조하며 질적인 측면에서 수주전을 바라보고 있다. 가구와 가구를 연결하는 기둥보 구조와 특별등급 내진 설계 뿐만 아니라 가구 간 시야 간섭을 줄여 개인 공간을 넓히는 트위스트 틸트 설계 등을 강점으로 조합원들에게 어필해 왔다. 대림산업이 3사 중 가장 높은 공사비인 1조8880억 원을 제시한 것도 특화설계에서 비롯된다. 전체 가구수 중 65%가 '한강뷰'를 누리게 하겠다는 과감함도 돋보인다.
GS건설의 경쟁력은 빠른 시공으로 귀결된다. 3사 중 유일하게 대안설계를 마련하지 않았으나 기본에 충실한 빠른 사업진행으로 8년 간 시공사를 찾지 못했던 조합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착공 시기 또한 현대건설(6개월 내), 대림산업(4개월 내)보다 빠른 3개월 내를 자신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는 한 번의 투표로 시공사의 최종 주인공이 결정되진 않는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2차 합동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함께 진행하고, 투표를 통해 상위권 2개 건설사를 우선적으로 뽑은 후 최종 투표를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이에 3사가 2차 합동설명회에서 밝힐 최후 발언도 관전 포인트로 주목된다.
동시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재개발 조합과 정부가 대립하고 있어 총회 자체가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남구청은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리고 총회 개최 금지를 명령했으나 조합은 코로나19 관련 질병관리법과 운영지침에 대한 기준이 없어 구청이 명령이 강제성이 없다고 판단, 총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2012년 재개발 조합이 최초로 설립된 후 8년 만에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총 사업비 약 7조 원, 공사비 약 1조8000억 원 등에 달하고 대형 건설사 3사가 참여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업 규모 뿐만 아니라 한강이 보이는 조망권을 보유한 지리적인 이점도 주목도를 높히는 요인이다. 재개발이 진행되면 지하 6층, 지상 22층, 아파트 197개 동, 총 5816가구의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 초대형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