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장 이상 임원진 전원 동참…임일순 사장 "위기 극복할 것"

[더팩트｜이민주 기자] 홈플러스 임원들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급여 자진 삭감을 선언했다.

17일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 본사 사옥에서 열린 임원 회의에서 이같은 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문장 이상 임원진 전원이 3개월간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게 된다. 이처럼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임원들이 급여를 자진 반납한 사례는 흔치 않다.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객수 감소로 인해 이같은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는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었다. 이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준 7조3002억 원, 영업이익은 38.39% 감소해 1602억 원이 됐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홈플러스는 지난 2017회계연도 이후 사장 이하 모든 임원의 급여를 동결해온 바 있다. 성과급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올해 역시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악재로 인해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생존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임일순 사장과 홈플러스 임원들이 함께 스스로 내린 생존결단"이라며 "유통규제,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에 이어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올해도 이 같은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중 가장 큰 규모로 열던 창립기념 프로모션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진행하지 못했으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됨에 따라 점포를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면서 매출 역시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불확실의 시대 속에서 고육지책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침체기 속에 2만2000명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임원들과 함께 급여 자진 반납을 결정했다"며 "큰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사장부터 사원까지 모든 홈플러스 식구들의 힘을 한데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