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은 PTA 수급처 확보…롯데케미칼은 PIA 사업 강화 전략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석유화학업계 경쟁사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사업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한화케미칼이 운휴 중인 공장을 재가동해 PTA(고순도 테페프탈산)를 생산하고, 롯데케미칼은 이를 공급 받는 형태다.
롯데케미칼은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한화종합화학과 합성섬유 및 페트병(PET)의 중간원료인 PTA 공급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올해 7월부터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연간 45만 톤 규모의 PTA 제품을 공급받는다. 한화종합화학은 운휴 중이던 울산공장 2호 PTA 생산설비를 재가동해 물량을 공급할 방침이다.
공급처를 확보한 롯데케미칼은 기존 울산공장 내 연산 60만 톤 규모의 PTA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대신 기존 PTA 공장을 PIA 설비로 전환한다. PIA는 PET와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이번 협약이 석유화학업계의 경쟁사인 두 회사가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수익성 및 사업경쟁력을 확대하는 사례로 국내 화학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PIA 시장에서 연간 생산량 52만 톤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PIA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한화종합화학은 안정적인 PTA 수급처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간 200만 톤 규모의 국내 최대 PTA 생산시설을 보유한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40여 년간 국내 PTA 사업을 이끌어왔으나 최근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가 필요했던 시점이다. 이번 롯데케미칼과 계약을 통해 사업경쟁력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에서 경쟁 관계도 언제든 협력 관계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사간의 유연한 생각과 행동이 기업 경쟁력 향상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코로나19 등으로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산업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업이 자율적으로 뜻을 모아 협력을 추진한 사례로, 상생을 통해 양사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