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소비자들의 아이디어 적극 반영"
[더팩트|문수연 기자] 농심이 대중문화와 연계한 '문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초 영화 '기생충' 열풍으로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린 데 이어 이번에는 노래 '깡'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가수 비를 자사 스낵 제품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농심에 따르면 최근 가수 비를 자사 대표 제품 '새우깡'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특히, 이번 광고 계약은 대중이 먼저 '깡'이 들어간 스낵 제품의 모델로 비를 기용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깡'은 지난 2017년 비가 발매한 곡으로 독특한 가사와 춤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기준 유튜브에 게재된 공식 뮤직비디오는 1406만 뷰를 돌파했다.
'1일 1깡', '식후깡' 등의 유행어가 생기고, '깡' 패러디가 이어지는 등 신드롬이 일어난 가운데, 농심에 '새우깡' 모델로 비를 발탁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심지어 누리꾼들은 자발적으로 '새우깡' 광고를 직접 제작하고, '깡'과 '새우깡' CM송을 리믹스해 온라인상에 공개하기도 했다.
농심은 깡 열풍이 온라인에서 자연발생 했다는 점에 착안해 새우깡과 깡 트렌드를 즐기는 영상을 응모하는 '새우깡 대국민 챌린지'를 추진해 그 결과물을 광고 제작에 활용하는 등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깡' 신드롬에 앞서 농심은 지난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 오른 영화 '기생충'이 등장한 '짜파구리'가 덩달아 화제를 모으면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홍보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농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후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의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매출도 훌쩍 뛰었다. 실제로 '짜파게티'의 2월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68만 달러, 8억 4000만 원)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150만 달러(18억 6000만 원)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별 매출은 미국이 70만 달러(8억 7000만 원)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 22만 달러(2억 7000만 원), 호주 19만 달러(2억 4000만 원), 일본 10만 달러(1억 2000만 원) 순이다.
수출 요청이 끊이지 않으면서 수출국도 70여 개국으로 늘어났고, '짜파구리' 출시 요청이 이어지자 지난 4월에는 '짜파구리'를 하나의 용기면으로 출시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동남아시아, 일본, 호주, 러시아 등 판매 지역을 넓히고 있다.
농심은 올해 1분기 '기생충 효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라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매출액 6877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깡' 열풍의 후광효과 등으로 2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먼저 트렌드를 만들고, 회사 측에 먼저 광고 모델 제안을 했다. 제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재밌게 활용돼서 감사하다"며 "'짜파구리'는 국내에 이어 해외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며, '새우깡'은 하반기에 '새우깡 대국민 챌린지'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년은 '새우깡' 출시 50주년이다. 이를 앞두고 한층 젊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