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등급법 도입시 추가 출자 여력 확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이르면 이달 말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내부등급법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신중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한 모든 점검과 준비를 마친 후 금융감독원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로, 현재 금감원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내부등급법이란 금융기관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이용한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적게 반영돼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다만 우리금융에 대한 금감원의 내부등급법 승인은 올해와 내년 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가계와 개인사업자부문의 승인을 먼저 받고 남은 항목은 추후 보완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받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금융권은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은 후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우리금융이 일부 승인을 받게 되면 BIS비율은 1%포인트가량 오르면서 수조 원의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역시 비은행부문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종합금융지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초 지주사로 출범하면서 "2~3년 안에 비은행부문 M&A를 통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의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주저축은행 또한 인수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금융지주들에게 지나친 외형 확대를 자제하라고 당부한 바 있어 시간을 갖고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헌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권에 대해 "외형 확대를 자제하고 충당금을 늘리는 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흡수 능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내실 강화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우리금융이 당장 비은행 계열 수익 다각화를 서두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특히, 내부등급법 통과를 금감원에서 심사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