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원회 제시한 4가지 요구사항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8일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을 만났다. 금융사 최고경영자가 사모펀드 피해자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은행 측과 투자자 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하면서 간담회는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윤종원 행장과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는 오후 3시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간담회를 갖고 피해 현황 및 대책을 논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윤종원 행장을 비롯해 김성태 전무이사 등 은행 측 관계자 5명과 대책위원회 관계자 5명 등이 참석했다.

당초 한시간으로 예정되어 있던 간담회는 다소 길어져 약 2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기업은행은 전액 배상을 원칙으로 한 신속한 선지급, 행장 주관의 피해자 공청회 개최, 이사회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 디스커버리펀드 도입·판매 책임자 2인 중징계 등 대책위원회가 제시한 4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모두 거절 의사를 밝혔다.

특히 윤종원 행장은 이날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변했을 뿐 대책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책위 측 설명이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이 '은행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필요시 다시 만나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윤 행장이 피해대책 등 모든 책임을 이사회에 떠넘긴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은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각각 3612억원, 3180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 원, 219억 원어치가 환매 지연된 상태다.

기업은행은 오는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 선지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