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 조합장, 벌금 150만 원 이어 경력 위조 논란까지

[더팩트｜윤정원 기자] 서울 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지인 '한남3구역' 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일각에서는 사업 연기 가능성까지 대두된다.

앞서 조합장 및 일부 임원들이 총회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조합원들의 토로는 상당했다. 서울지방법원은 최근 한남3구역 이 모 조합장과 상근업무이사에게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 조합원의 부담이 될 사업을 임의로 추진했다"며 각각 벌금 150만 원과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1월 조합추진위원회 당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인 P사와 업무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2018년 2월 I사와 용역금액 22억9000만 원인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석면해체·제거감리 및 건축물철거감리용역' 계약을, 같은 달 L사와 용역금액 5억9000만 원인 '국공유지 관리계획수립 및 매매계약체결 대행업무'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 조합장은 경력위조 사항의 논란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이 조합장 후보등록신청서에 게재된 그의 최종 학력은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휴학중)'다. 이밖에 2011년 2월 18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수, 2011년 12월 23일 대통령 표창 수상 등의 사회경력 및 이력 사항이 게재돼 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한국도시정비협회에서 실시한 서울대와의 산학 협력으로 인한 정비사업조합 및 조합추진위원회 임원교육이 서울법대 전문대학원 이수와 같다는 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정규학력 외 기재는 공직선거법과 서울시 지침에 위배되고 범죄예방위원회도 행정부, 법무부 소속"이라며 "숭실대도 정규학력이 아닌것으로 저희 선에서는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조합원들은 현재 국민신문고를 통해 '한남3구역 조합장 선거의 부정행위 신고 및 진상조사 요청'을 했다. 그러나 현재 용산경찰서 수사과 민원담당에서는 "민원만으로는 범죄혐의를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차후 사건처리 절차에 대한 통보만 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1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강행하는 데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도 있다. 정부의 권고 등으로도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빨리 이끌어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노령의 조합원들이 많은 한남3구역 사업지에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한 조합원은 "노인들도 특히나 많은 조합인데, 코로나 때문에 정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자치구 관계자들은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의 최종 변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일단 4일 열리는 1차 합동설명회가 제대로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진행하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중대본이 조만간 어떠한 방역지침을 내리느냐에 따라 한남3구역 총회 개최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지하 6층, 지상 22층, 아파트 197개 동, 5816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공사비는 약 1조9000억 원(3.3㎡당 595만 원)으로 책정됐다. 총사업비는 7조 원 규모다. 오는 4일 오후 7시 1차 합동설명회가 진행되며, 21일 2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개최된다.

최종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이 참여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말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으나, 불법 홍보와 제안 위법성 시비로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입찰이 무효가 돼 올해 재입찰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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