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제일제당, 2년 만에 '상품죽 시장' 판도 바꿨다
[더팩트|문수연 기자] CJ제일제당이 국내 상품죽 시장 판도를 바꿨다.
국내 최초로 상온 파우치죽을 출시하며 영향력을 넓힌 CJ제일제당은 상품죽 시장에서 지난 4월 처음으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동원F&B의 양반죽을 넘어섰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신제품 출시가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은 2018년 11월 출시 후 1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00만 개를 돌파했다. 4월까지 누적 매출은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비비고죽은 2018년 처음 출시된 제품으로 1992년 동원F&B가 출시한 양반죽이 상품죽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던 당시 시장 점유율은 4.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비비고죽이 급속도로 추격하면서 시장점유율 34.6%를 기록했고, 양반죽의 시장점유율은 60.2%에서 43.4%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후 올해 4월 비비고죽이 시장점유율은 39.4%로 1위를 차지하며 시장 판도를 바꿔놨다. 양반죽은 0.3%P 뒤진 39.1%를 기록하며 2위로 물러섰다.
비비고죽이 28년간 상품죽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양반죽을 이길 수 있었던 데는 파우치죽의 선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상품죽은 원형 용기죽이 일반화된 형태였으나 비비고가 간편한 형태의 파우치죽을 출시한 이후 상품죽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했던 파우치죽 카테고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1분기에는 49%까지 늘어났다.
비비고 죽은 상품죽 시장 성장도 이끌고 있다. 닐슨 코리아 기준 2017년 720억 원대 규모였던 상품죽 시장은 비비고 죽이 본격적으로 판매된 지난해 약 1400억 원대로 2년 만에 2배가량 커졌다.
비비고죽의 빠른 성장세에 용기 죽만 판매했던 업체들도 지난해 7월부터 파우치 죽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비비고죽의 라인업을 더욱 확대해나갔고, 최근 프리미엄 원재료를 풍성하게 사용해 맛과 품질을 높인 비비고 프리미엄 죽을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파우치 죽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상품죽 시장 20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전문점 메뉴 중심의 파우치죽 라인업 확대를 통해 비비고 죽이 개척한 상온 파우치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비비고죽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업계 간 마케팅 경쟁도 과열 양상을 띠었다. 동원F&B의 디자인 표절 논란이 대표적이다. 동원F&B는 지난해 뒤늦게 파우치 양반죽을 출시했으나 패키지 형태는 물론 디자인까지 비비고죽을 따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동원F&B의 파우치죽이 비비고죽 패키지와 유사하다며 특허청에 부정경쟁행위로 신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 쪽은 법적으로 표절 기준이 명확하게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에 '따라 하기 관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고 신뢰도 저하로 인한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