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구조조정 메일 실수' 배우진 대표 교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가 메일 실수 논란을 빚은 배우진 대표를 교체했다. /더팩트 DB

에프알엘코리아 신임 대표에 정현석 롯데쇼핑 상무 선임

[더팩트|이민주 기자] 전 직원에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메일을 잘못 발송해 논란을 빚은 배우진 유니클로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1일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자로 정현석 롯데쇼핑 상무가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쇼핑(49%)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51%)의 합작사로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1명씩 대표를 선임하고 있다. 일본 측 대표는 2020년 정기 인사에서 와카바야시 타카히로에서 하타세 사토시로 바뀐 바 있다.

대표 교체에 따라 배우진 전 대표는 쇼핑HQ 기획전략본부 A프로젝트 팀장으로 이동했다. 배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대표로 선임됐으며, 불매운동 영향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성공해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결국 지난 4월 논란이 된 '메일 실수'가 문제가 돼 대표 자리에서 내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배 전 대표는 지난 4월 2일 인력 감축 계획이 담긴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해 논란을 빚었다. 이 메일은 당초 인사 부문장에게 발송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에서 배 전 대표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 2월 기준 정규직 본사 인원이 42명 늘었는지에 대해 회장님의 질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메일에서의 회장님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혹은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중 한 명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에프알엘코리아 임직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안감을 호소했으며, 사측은 '개인적인 실수'일 뿐이며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인사이동이 된 것이 맞다"며 "구체적인 내용이나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새롭게 자리에 오른 정현석 신임 대표는 지난 2000년 입사해 2018년부터 롯데백화점 중동점장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롯데몰 동부산점장을 맡아왔다. 리더십과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알려졌다.

에프알엘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9749억 원으로 2014년(1조356억 원) 이후 처음으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더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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