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근거 '쥴'은 기준 국내 조세 될 수 없어…연구자 스스로 제시한 이론도 위배"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조세조정방안 연구에 대해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액상형 전자담배 조세조정방안 연구는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조정하기 위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한국지방세연구원과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제세부담금 개편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27일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 전문 제조사 제이에프티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는 적극적 관점의 1안(담배소비세 229% 인상)과 보수적 관점의 2안(담배소비세 178% 인상)이 제시됐다.
다만 제이에프티는 정부의 연구의 기준이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 '쥴'에 근거했고 쥴은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조세 기준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연구자가 제시한 이론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연구에서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기준으로 과세를 책정해 과세 효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론을 전제로 했으나, 한국에서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1년 만에 철수한 쥴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제이에프티에 따르면 쥴은 한국을 비롯해 유럽에서 판매되는 타 기기에 비해 증기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증기량이 적으면 흡입 횟수가 타 기기에 비해 늘어나게 돼 기준 대상이 될 수 없고, 액상형 전자담배는 각국에서 유통 가능한 니코틴 함량 허용치에 따라 사용되는 기기 또한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쥴은 투자대비 수익이 낮고 규제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프랑스에서도 철수를 결정한 업체이기 때문에 쥴이 과세재도 개편안의 연구 기준에 적용되는 것은 맞이 않다는 설명이다. 프랑스는 한국보다 2배 높은 니코틴이 허용되지만 미국에 비해 절반 이하 분량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연구자가 제시했던 이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정부의 니코틴 10mg/ml 미만 유통 규제 시행 이후 국내에서 판매됐던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들을 참조하는 게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에서는 궐련 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10회 흡입행위를 '사용자 동일 행위'로 간주하고 소모되는 용액의 양으로 조세부담 형평성을 확보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1갑(20개비) 분량을 0.9ml로 제시했다. 그러나 식품의약안전처의 근거에 따라 0.8~1.0ml를 1갑 분량으로 환산하면 흡입시 소모되는 용액은 16~20ml가 된다. 이에 연구자가 말한 1갑 분량 0.9ml 산정에 대한 근거로 맞지 않아 연구자료 작성의 오류가 발견된다는 지적이다.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희승 제이에프티 대표는 "조세 형평성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과세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효용성 있는 정책'이 마련될 때 비로소 액상형 전자담배가 정부 관리하에 올바르게 존재할 수 있다"며 "정부부처는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을 반드시 참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이번 연구자료를 토대로 무리하게 조세안을 시행할 경우 흡연자들에게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선택권을 빼앗고 궐련 담배의 복귀로 내몰 것이며 이는 국민 건강증진의 방향과 정 반대로 향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