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지급 시작시점과 조사기간 겹쳐
[더팩트│황원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석 달 만에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데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6.8포인트(p)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2월 96.9를 기록하다 3월 78.4, 4월 70.8로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영향을 미쳤다. 조사는 10~18일까지 이뤄졌는데,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해 13일부터 1인 가구 40만 원, 2인 가구 60만 원, 3인 가구 80만 원, 4인 이상 가구 100만 원씩을 지급했다. 25일 0시 기준 재난지원금 신청 가구 수는 2015만2631가구로 약 92.8%가 받아 갔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77.6)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인 77.9와 비슷해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세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생활형편전망은 6포인트 뛰었고, 현재생활형편지수도 2포인트 올랐다. 현재경기판단지수와 경기전망지수도 각각 5포인트, 8포인트 올라갔다.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지수도 4포인트씩 상승했다. 지난달 고꾸라졌던 주택가격전망지수도 전월 수준(96)을 유지하며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전월 1.8%에서 1.7%로 떨어졌다. 201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1.7%에서 1.6%로 0.1%포인트 낮아졌다.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