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화손보 브랜드 사용료 지급 규모 줄여야"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이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백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고도 브랜드 사용료로 한화그룹에 200억 원 이상 지급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브랜드 사용료가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급 규모를 줄이라고 당부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8일 금감원으로부터 브랜드 사용료 계약 업무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받았다. 경영유의 조치는 금융회사의 자율적 개선이 필요할 때 내리는 행정지도다.
금감원은 주요 그룹 계열사가 지주사 또는 특정 계열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으나 한화손보의 브랜드 사용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화손보는 2018년 브랜드 사용료로 185억 원, 지난해에는 206억 원을 지출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6.8% 증가한 221억 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낸다고 공시했다.
반면, 한화손보의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한화손보는 2017년 199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8년 1109억 원으로 44.4%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863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한화손보는 올해 초 금감원으로부터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적됐고 이번 달에는 근속 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업계 내에서는 브랜드 사용료가 현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한화손보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영업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한화손보는 브랜드 사용료와 별도로 그룹 공동 광고선전비용도 추가 부담하고 있으며 보험사의 매출액에는 고객이 지급한 보험료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브랜드 사용료 지급 기준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수익성 악화 수준을 감안해 브랜드 사용료 지급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보험료는 업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상승하고, 정기적으로 유입되는 만큼 매출액에 근거한 브랜드 사용료는 비합리적이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또한, 브랜드 사용료를 책정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브랜드 사용료를 책정하는 기준인 재무제표상 매출액에는 투자영업수익, 영업외수익 등 한화 브랜드와 관계가 낮은 항목도 포함돼 있다.
한화손보는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에서 0.3%를 브랜드 사용료로 내고 있다. 반면,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는 타 보험사는 사용료율이 낮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0.15%, 미래에셋생명 0.0575%, 흥국화재는 0.00065%다.
한화손보는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브랜드 사용료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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