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후보 면접 진행…금융권 출신 경영인 물망
[더팩트|이민주 기자] 중소기업 전용홈쇼핑 홈앤쇼핑 대표이사 자리가 6개월째 공석이다.
홈앤쇼핑 측이 최근 후임 후보자 면접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강남훈 전 대표에 이어 지난해 최종삼 대표까지 연달아 회사 수장이 채용 비리와 기부금 유용 논란으로 사임한 가운데 반년 동안 재정비를 하지 못하면서 중소기업의 판로 모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최근 대표이사 후보자 면접을 진행했다. 후보자는 각각 농협경제지주(농협)가 추천한 H 씨와 중소기업중앙회 추천한 K 씨다.
앞서 진행된 면접에서 K 씨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한 K 씨는 금융권 출신으로, 업계는 K 씨를 서울보증보험과 KB금융지주 사장 등을 역임한 경영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협이 추천한 H 씨는 언론사 출신으로 과거 대기업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했다.
홈앤쇼핑 측은 대표이사 선임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며,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에서 진행하는 부분은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이원섭 경영지원 부문장이 홈앤쇼핑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는 있다"며 "다만 선임 일정 등 구체적인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표이사로 선임되려면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고 그 후에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단계를 거쳐야 한다. 기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부재 상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홈앤쇼핑의 재정비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앞서 '불명예' 사임한 전 대표들의 각종 의혹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 회복이 선과제로 꼽힌다.
현재 홈앤쇼핑과 두 전 대표들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강남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 '채용 비리' 논란이 일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강 전 대표는 청탁을 받고 공채 선발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해 1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불구속 입건됐다.
최종삼 전 대표도 지난해 11월 19일 '기부금유용' 논란이 불거지자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최 전 대표는 사회공헌 명목으로 마련된 기부금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도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며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서울 마곡동 소재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일부를 횡령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영세업체의 타격이 큰 가운데 '중소기업 판로확대'를 위해 설립된 홈앤쇼핑이 리더십 부재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앤쇼핑은 앞서 지난 2011년 5월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확대 및 소비자 권익 실현을 위해 설립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방 소재 영세 납품업자들의 타격이 크다. 이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주요 홈쇼핑에서 관련 기획전을 실시하고, 입점 상담을 제공하는 등의 다양한 상생안으로 피해 업체의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진 홈앤쇼핑이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