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코로나19 시대 기업 역할 강조
[더팩트ㅣ강남구=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세이프티넷(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중앙일보 공동 주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온라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코로나19 사태 겪으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최종현학술원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20주기를 맞아 인재 양성과 학술연구 지원을 위해 최태원 회장 제안으로 만들어진 연구기관이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디지털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흐름을 언급하며 현 사회·경제 시스템의 취약점에 대해 지적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우리 사회·경제 발전에 원동력이라고 생각했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되는 시점"이라며 "세계적인 검진 및 의료 인프라 부족 사태를 보면서 기존 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얼마나 취약했는지 봤다. 또 백신 개발보다는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경제 시스템의 한계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규율과 제도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포스크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팬데믹이 준 상처와 쇼크로부터 회복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팬데믹을 예방하거나, 팬데믹 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변혁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보여야 할 기업의 역할에 대해 역설했다. 세이프티넷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SK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구·경북 지역 결식이 우려되는 취약계층이 1500명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지자체는 결식아동 지원 여력이 없었고, 해당 지역에 SK의 도시락 지원 인프라도 구축돼 있지 않았다"며 "이후 SK는 해당 가정을 신속히 파악하고 사회적 기업과 협력해 도시락·생필품을 확보해 적시에 이를 배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은 시도는 코로나19 시대 기업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여러 사각지대를 발견하는 일을 하는 데 기업이 정부 등 여러 파트너와 협력해야 하고, 근본적인 세이프티넷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태원 회장은 "한국은 초기 방역에 성공해 코로나19 대응 모범 국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포스트 코로나는 이제 시작이다"며 "코로나19는 불행한 사건이지만, 이를 계기로 혁신을 과감하게 수용할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앞으로 대담한 사회적 제도의 변화가 지속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