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삐끗" 라임 '배드뱅크'…5월 중 설립 가능할까

라임자산운용의 부실펀드를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출범이 다소 지연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라임자산운용 제공

일부 판매사 불참 선언…출자규모 갈등 확대될 수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부실펀드를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출범에 차질이 빚고 있다. 아직까지 참여사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출자규모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배드뱅크'는 판매사가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달 중 설립될 예정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라임 '배드뱅크'는 5월 중에 설립되고 6월에는 라임자산운용 제재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이번에 설립되는 배드뱅크는 라임의 환매 중단 펀드에 든 자산을 매각해 투자자들에게 상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19개사와 금융감독원은 배드뱅크 설립을 위해 지난달 20일, 22일 23일 총 3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해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어 일각에서는 출범이 다소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참 의사를 밝힌 일부 판매사들은 여전히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미 라임펀드의 손실규모가 전액 수준이라는 판단과 라임의 변제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임 배드뱅크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아직까지 참여사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출자규모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이에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했던 주요 판매사 6곳과 감독당국은 지속해서 참여 독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배드뱅크'는 5월 중으로 설립될 예정"이라며 "판매사 모두가 참여하는 쪽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도 "모든 판매사가 참여하면 좋겠고, 이를 위해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는 판매사가 모두 참여하더라도 참여사들 간 출자규모에 대한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드뱅크 설립에 최소 50억 원은 필요하다. 라임 환매 중단 펀드에서 매년 발생하는 수수료만 3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출자규모를 정하는 방식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판매사들 간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판매사별로 투입 시기에 따라 원금 손실률과 피해 보상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 것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전체 판매사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참여하는 기관의 수가 줄어 각사가 부담해야 하는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참여사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자규모를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출자규모와 방식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판매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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