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효과있다" 재난지원금에 살아난 동네 상권…고기·쌀 '인기'

재난지원금이 전통시장, 동네마트 등 상권 소비 진작에 효과를 내는 모양새다. 사진은 6일 서울 마포구 소재 전통시장 모습. /마포=이민주 기자

상인들 "손님 늘었다"…마스크 실종 풍경에 '우려'도

[더팩트|마포=이민주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19 재난 긴급생활비(재난지원금)가 동네 상권 소비 활성화 효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로 발길이 뚝 끊겼던 전통시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동네마트를 운영하는 상인들도 고객이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우 등 육류가 특히 인기를 끌었으며 쌀과 휴지 등 생필품을 구매하는 고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6일부터 7일까지 서울 소재 전통시장, 슈퍼마켓, 농협 하나로마트 등 지자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유통 채널을 찾아 시장 분위기와 재난지원금 사용 실태를 점검했다.

가장 먼저 찾은 마포구 소재 전통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손님을 회복한 분위기였다. 저녁 시간 전인 이른 오후 시간임에도 시장 입구부터 고객들이 북적였고, 상인들은 지나가는 손님들에 시식을 권하며 발길 잡기에 집중했다.

길게 이어진 시장 골목 내 정육점과 소규모 마트가 특히 붐볐다. 재난지원금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에 따라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서울 마포구 소재 전통시장 내 정육점 앞에는 고기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이 이어졌다. /마포=이민주 기자

정육점 주인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지"를 묻자 "된다"는 짧은 답변을 내놓은 후 곧바로 삼겹살을 구매하는 고객을 응대했다. 이어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며 "다들 (재난지원금) 되는지 물어본 후에 고기를 달라고 한다. 주로 삼겹살 같은 류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시장 골목에서 만난 한 마포구 주민은 "이마트 같은 데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안 된다고 해서 시장으로 왔는데 나 같이 이거(재난지원금) 쓰러 온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애들 해 줄 돈가스 거리랑 삼겹살을 좀 샀다"고 말했다. 고기는 하나로마트에서도 단연 인기였다. 저녁 시간을 넘겨 방문한 하나로마트는 전통시장보다는 손님이 적었다. 가족 단위의 쇼핑객이 카트를 끌고 매장을 누비며 식품 등을 담았다.

매장 입구에 위치한 고객센터에서는 연신 "재난지원금 되죠"라는 질문이 들렸고, 직원은 "제로페이의 경우 마포구 주민만 사용 가능하며, 카드의 경우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 고객은 하나로마트 직원에 재난지원금 수령 방법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6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하나로마트 내 정육코너가 텅 비어 있다. 하나로마트 고객센터 직원은 재난 지원금 이후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포=이민주 기자

고기가 진열됐던 '축산 알뜰코너' 곳곳은 금새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돼 비어 있는 곳이 늘었다. 옆으로 이어진 수산물 코너를 찾는 고객도 많았다. 수산물 코너 직원은 "전복 같은 것들을 많이 찾으시고 지금 주꾸미가 철이기도 하고. 고기도 많이 사 가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고객센터 직원도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손님이 많이 늘었다"며 "생필품을 많이 사가신다. 휴지, 쌀 같은 것들. 손님이 늘어난 게 느껴진다"고 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각 지점별로 위치한 지자체에 따라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 정확한 매출 집계가 어렵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지점의 경우 (고객이 늘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네마트도 늘어난 고객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계산대 직원은 "하루에도 몇 명씩 와서 제로페이가 되는지, 재난지원금 되는지를 묻는다"며 "생필품 위주로 구매를 주로 하신다"고 설명했다.

마트를 찾은 한 고객은 "쌀 사고 외식비로 쓰고 있다. 원래는 장을 보러 이마트에 가는데 (재난지원금 사용이) 안 된다고 해서 동네 마트로 왔다"며 "좀 아쉬운 점은 대형마트보다 물건 종류가 적어서 살 수 있는 게 제한적이고, 물건값도 어떤 상품은 더 비싸더라. 이거 쓰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소비 진작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7일 서울 마포구 전통시장 내 슈퍼마켓에 고객이 가득한 모습. /마포=이민주 기자

지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에 죽어가던 동네 상권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이 여파가 얼마나 이어질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이 곳곳에 눈에 띄어 이에 대해 우려하는 고객도 있었다.

한 전통시장 상인은 "손님(고객)이 늘어나긴 했지만, 다들 그거(재난지원금) 쓰러 오는 손님뿐"이라며 "(고객이 늘어난 효과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에서 만난 남성 손님은 "마스크를 안 쓰고 시장에 온 사람이 꽤 많아서 불안하다"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고는 하지만 마스크는 써야 하지 않나. 다시 확산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가족수와 가구의 소득을 기준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방식으로 최대 50만 원을 지급한다. 지급 목적은 코로나19로 직접 타격을 입은 시민들의 고통을 보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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