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급락에 '투기판' 된 ETN시장…4월 거래액 역대 최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지수증권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123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더팩트 DB

 ETN 시장, 4월 일평균 거래대금 4123억 원…4개월 만에 20배

[더팩트|이민주 기자] 지난달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 급락에 따라 원유 선물 ETN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N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4123억 원이다. 이는 지난 2014년 ETN 시장이 개설된 이래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ETN 시장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358억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무려 20배가 늘어났다. 2019년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07억 원이었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ETN 시장 거래대금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243억 원으로 급증했고, 4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간 바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연계 ETN을 중심으로 투기적 투자 수요가 몰린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실제 ETN 시장 거래대금이 1조 원에 육박했던 지난달 6일 거래대금 96%는 원유 선물 연계 ETN 거래대금이었다. 4월 6일 ETN 시장 거래대금은 8950억 원, 선물 연계 ETN 14종목의 하루 거래대금은 8551억 원이었다.

거래가 몰리면서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투자 손실 우려도 커졌다. 그 증거로 WTI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의 경우 괴리율이 지난달 한때 1000%에 육박해 지표 가치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시장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에서도 WTI 선물 ETN 및 상장지수펀드 상품에 대해 소비자경보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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