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기술' 보다 '모델'? 휴테크, 광고비 110억 쓸 때 연구비 4억 썼다

압도적 기술력을 홍보하는 안마의자 업체 휴테크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회사 매출의 0.6%인 3억7000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휴테크 안마의자 TV광고 장면. /휴테크 제공

'압도적 기술력' 광고하는 휴테크, 지난해 연구개발비 매출의 0.6% 지출

[더팩트|이민주 기자] '압도적 기술력'을 홍보하는 안마의자 업체 휴테크가 지난해 광고비로 110억 원을 쓰면서도 정작 연구개발비에는 3억7000만 원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회사 매출의 1%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휴테크산업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9% 줄어든 668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6% 감소한 45억 원, 당기순이익은 53.8% 줄어든 19억 원이 됐다.

1년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는 전체 매출의 약 5분의 1에 달하는 광고비가 영향을 미쳤다.

휴테크산업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110억 원을 썼다. 전년 대비 2.3배 늘어난 수치로 매출의 17%를 차지한다.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4배, 당기순이익의 5.8배에 달한다.

휴테크의 광고비 비중은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도 큰 편이다. 경쟁사이자 업계 2위 업체인 코지마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074억 원, 광고선전비는 51억 원이다.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74%로 휴테크의 4분의 1 수준이다.

휴테크는 모델로 배우 정우성을 앞세워 압도적 기술력을 홍보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휴테크가 정작 기술개발 분야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휴테크 강남구 소재 휴테크 매장. /이민주 기자

휴테크는 최근 모델로 배우 정우성을 앞세워 기술력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광고 표어로 "압도적 기술력을 경험하라", "지극히 기술적입니다만" 등을 사용하면서 음파진동, 뮤직싱크 등을 광고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휴테크가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정작 기술개발 분야에서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휴테크의 경우 정식 등록된 기술연구소를 갖고 있지 않다. 휴테크의 경우 지난 2011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디자인연구소만 신고·등록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휴테크가 연구개발에 사용한 돈은 3억7000만 원이다. 이는 매출의 0.6%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3억 원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쓴다는 말은 사실상 R&D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휴테크가 기술 개발 없이 중국에서 이미 제조된 제품을 상표와 포장만 바꿔서 '박스 갈이'로 가져오기 때문에 연구개발비에 이처럼 적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기술력을 강조하는 휴테크의 TV광고를 보고 열심히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다"며 "치열해진 안마의자 시장에서 진실되지 못한 마케팅과 도덕적 해이에 가까운 무리한 운영은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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