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00일째…건설경기 피해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건설업계가 잿빛 전망을 나타내고 있다. /윤정원 기자

국내·해외 공사 현장 일시정지…"산업생산액 20조3000억 원 감소 예상"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100일이 흐른 시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건설업계의 전망은 잿빛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건설사들의 국내 및 해외 현장 연쇄 셧다운(Shut-Down·일시적 업무정지)이 현실화한 상황이다.

2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앞서 코로나19로 공사가 중단됐던 국내 현장은 37곳에 달한다. 앞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여의도 파크원 등의 공사현장은 모두 공사를 중단했다. 대구·경북지역 일부 공공공사 현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사전 예방을 위해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때 건설사들이 건설 중지를 많이 했다. 한 공사장의 경우 51일까지 공사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37곳 모두 공사는 재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일전 공사 중지에 따른 피해가 상당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해외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추이다. 말레이시아에 이어 싱가포르도 셧다운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현장도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의하면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사에 오는 5월 4일까지 모든 건설현장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대건설의 경우 싱가포르 내 보유한 현장이 △테콩섬 매립 2단계 공사(5073억 원) △투아스 터미널 Phase2(4861억 원) △투아스 서부해안 인프라공사 및 매립공사(4607억 원) △풍골 스포츠센터 공사(현대건설분 1900억 원) 등 16개에 달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싱가포르에 있는 모든 건설 현장 작업을 일제히 중단한 상태"라며 "공사 재개날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내 쌍용건설의 공사현장도 일제히 멈췄다. 쌍용건설이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진행하는 8000억 원 규모의 우드랜드 종합병원 공사는 중단됐다. 도심 지하철과 지하고속도로 등 토목현장 3곳 모두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정부에서 요청한 5월 4일까지는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 정부의 셧다운 상황 속에서 직원들은 설계변경 등의 업무를 진행하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을 단행하는 나라가 늘어나게 된다면, 해외 현장을 두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의 공기지연·발주·계약연기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인력과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기를 맞추기 어려운 현장들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은 공기가 연장되는 만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업계 내 고용이 악화되고 수입성이 저하되는 등 악재를 맞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국내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속에도 건설업은 역성장 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건설경기가 무너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7%가 건설업 종사자기 때문에 전체 고용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점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또한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건설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올해 건설투자가 1조9000억 원∼10조1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산업생산액이 3조8000억 원에서 20조3000억 원 줄고, 취업자 수가 2만1000명∼11만1000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승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투자까지 크게 위축된다면 국가 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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