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완전히 새로워진 'LG 벨벳' 다음 달 15일 출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모범생 같은 폰보다는 특기생 같은 폰을 만들겠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사장)가 지난해 초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강조한 스마트폰 사업 방향이다. LG 스마트폰만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하다는 고객 지적을 받아들여 경쟁사와의 스펙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설명이었다.
권봉석 사장이 이러한 사업 구상을 밝힌 지 1년 만에 LG전자가 2세대 특기생폰을 내놓는다. 기존의 사업 공식을 완전히 깨고, 시장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브랜드 제품인 'LG 벨벳'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권봉석 사장이 'LG 벨벳'을 통해 '2021년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야심작 'LG 벨벳'을 다음 달 15일 이동통신 3사와 자급제 채널을 통해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LG 벨벳'은 G·V 시리즈와 같이 '알파벳+숫자'로 사양 개선 및 출시 시기를 보여주는 기존 스마트폰 네이밍 방식에서 벗어난 제품으로, '초콜릿폰·프라다폰' 등 과거 성공 경험을 고려한 LG 스마트폰의 새로운 정체성을 나타내는 첫 번째 모델이다.
이처럼 LG전자가 새로운 정체성 확립에 나선 것은 LG 모바일 사업의 전환점을 만들어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M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권봉석 사장은 사업 존폐론이 거론되는 중대한 고비에서 MC사업본부장을 맡았고, 지금은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LG전자 수장에 올라선 상태다.
이번에 출시되는 'LG 벨벳'은 '디자인 특기생'이다. LG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트렌드를 '디자인'으로 보고 벨벳처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신제품을 준비했다. 회사는 향후 출시될 스마트폰 신제품에도 최신 트렌드를 그대로 적용해 제품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 중심 브랜드 운영을 통해 LG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정립해 고객과의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LG 벨벳'은 물방울 카메라, 3D 아크 디자인 등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구현했다. 물방울 카메라는 후면 카메라 3개와 플래시가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 세로 방향으로 배열된 디자인이다. 3D 아크 디자인은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LG 벨벳'은 제품의 테두리에 메탈 재질을 적용, 고급스럽고 단단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또 각 모서리에 완만한 뿔 형상으로 안정감을 주는 등 균형 잡힌 디자인을 갖췄다.
이밖에 'LG 벨벳'은 △6.8형 20.5대 9 화면비의 시네마 풀비전 디스플레이 △스테레오 스피커 △인공지능 사운드 △후면 4800만(표준), 800만(초광각), 500만(심도) 등 트리플 카메라 △퀄컴 스냅드래곤 765 5G △4300mAh 대용량 배터리 등을 탑재했다.
사실 LG전자는 'LG 벨벳'에 앞서 자사 스마트폰의 차별성을 강조한 '특기생'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두 개의 스크린을 붙여 활용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지난해 선보여 고객의 반응을 지켜봤다. 폴더블폰 등 무리한 폼팩터 전환에 따른 리스크를 발생시키지 않고 기본기에 더욱더 집중하기 위한 권봉석 사장의 승부수였다. 이후 듀얼 스크린이 멀티미디어·게임 등 영역에서 가능성을 보이자, '듀얼 스크린' 집중 전략을 놓고 어려운 사업 상황을 고려한 탄력적인 대응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번 'LG 벨벳'에서도 고객이 필요에 따라 듀얼 스크린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권봉석 사장은 홈런보다는 연속 안타를 중요시하는 경영 스타일로 알려졌다. 듀얼 스크린과 이번에 출시하는 'LG 벨벳' 역시 이러한 경영 철학을 담고 있는 제품이다. LG전자는 'LG 벨벳'의 성공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부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LG전자는 다음 달 7일 'LG 벨벳'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행사 콘셉트는 디자인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패션쇼' 방식을 선택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부터 권봉석 사장과 호흡을 맞춰 일하고 있는 이연모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데뷔 무대다. LG전자 관계자는 "'새 제품 공개 행사 무대에 이연모 부사장이 직접 나설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