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스마트폰 경쟁, 상반기 보급형에서 하반기 프리미엄까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보급형 제품 간 벌이는 전초전 성격이라면, 하반기에는 5G·프리미엄 시장의 선두 자리를 꿰차기 위한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펼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잠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형 제조사들이 잇따라 가격대를 낮춘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보급형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강자인 애플이 4년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공개하면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제조사들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급형 제품을 통해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상반기 '갤럭시S20'과 '갤럭시Z 플립'을 출시했던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로 주도권을 이어간다. 회사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최근 출시한 '갤럭시A71 5G'를 조만간 국내에서도 출시할 계획이다.
'갤럭시A71 5G'는 5G 통신 지원과 고성능 카메라가 강점이다. 후면 직사각형 카메라 모듈에 4개의 카메라 렌즈를 장착했다. 6400만 화소 메인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카메라, 500만 화소 매크로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6.7인치 화면에 전면 디스플레이는 중앙 홀을 제외하고 전체가 화면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50만~70만 원대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71 5G'에 이어 '갤럭시A51 5G'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5G 통신을 지원하면서 가격대(40만~50만 원대 예상)를 더 낮춰 고객의 5G 접근성을 높이는 제품이다. 사양은 '갤럭시A71 5G'과 흡사하다. 다른 점은 6.5인치 화면에 4800만 화소 메인카메라를 채택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던 애플도 올해 상반기에는 보급형 스마트폰인 2세대 '아이폰SE'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다. 그동안 낮은 가격대의 '아이폰'을 원하는 수요가 많았던 만큼, 시장은 '아이폰SE' 출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아이폰SE'는 글로벌 출시를 거쳐 다음 달 초 국내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다.
'아이폰SE'의 강점은 50만 원대 가격과 두뇌 성능이다.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에 채택했던 최신 'A13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아이폰SE'에도 적용했다. 외형은 '아이폰8'과 비슷하다. 4.7인치 LCD 화면을 탑재했으며, 최신 제품에 볼 수 없는 홈버튼이 부활했다. 전·후면 각각 700만, 1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보급형 제품으로 몸을 푼 삼성전자와 애플은 하반기에 더욱더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주력 제품인 '갤럭시노트20'과 '아이폰12'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은 8월쯤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출시 지연 등 변수가 없다면 예년과 같이 9월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20'과 '아이폰12'의 경쟁은 두 회사의 5G 제품 간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5G 스마트폰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5G 아이폰'에 맞서 보여줄 방어 전략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판매량의 43%(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시장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만, 상반기엔 과거와 같이 마니아 소비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나 싶다"며 "5G가 향후 수익성과 관련해 중요한데, 5G 시대에 어떤 제조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5G와 적합한가에 대한 고객의 결론은 두 회사의 하반기 제품력을 통해 어느 정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