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백종원 부탁 수락…"소통 경영의 '신세계'"
[더팩트|이민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엔 해남 왕고구마 농가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해 못난이 감자(폐품 감자)를 사들여 상생 경영의 신세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정 부회장이 다시 한번 어려운 농가 돕기에 나선 것.
정 부회장은 22일 공개된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예고편에 등장했다. '맛남의 광장'은 출연진이 지역 농가에서 생산하는 특산품을 활용해 신메뉴를 개발, 휴게소에서 직접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예고편에서는 방송인 백종원(더본코리아 대표)이 정용진 회장에 전화를 거는 내용이 담겼다. 화면에는 '키다리아저씨 소환'이라는 자막이 떴고, 백종원이 정용진 부회장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전남 해남의 왕고구마 450t을 구매해달라"고 부탁했다.
전화를 받은 정 부회장은 당황하며 "저대로 좀 알아보겠습다"고 답변하며 '통 큰'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로 두 사람의 통화 후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 별도의 코너를 조성해 해남 왕고구마를 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에 확인 결과, 정 부회장은 이후 해남 왕고구마 구매를 결정했다. 이에 내일(23일)부터 전국 이마트 점포와 SSG닷컴에서 특별 판매가 시작된다.
정 부회장이 못난이 감자에 이어 왕고구마를 구매하는 것으로 상생 경영을 실천하면서 다시금 그의 이색 소통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으로 소통 경영의 1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부회장은 SNS에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유통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이를 이마트 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못난이 감자를 판매할 당시에도 못난이 감자를 활용한 요리인 '감자 옹심이 요리'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못난이 감자를 사들여 이마트에서 판매할 당시 "(감자가) 안 팔리면 제가 다 먹겠다"고 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결과적으로 못난이 감자는 대인기를 끌어 하루 반나절 만에 완판됐으며 신세계표 '착한 경영'이 업계 트렌드로 확산하기도 했다. 못난이 감자가 대흥행하자 대형마트를 비롯한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농가와의 상생안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보여준 상생 경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은 상생 경영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농가를 돕겠다는 좋은 취지가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녹이는 데 성공하자 곳곳에서 상생안을 들고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보여주는 탈권위 행보와 친근한 이미지는 기업 및 브랜드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바꾸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특히,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온라인 채널과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등 시장 구조 변화 속도가 빠른 유통 업계에서 신세계가 생존 전략을 구상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