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배드뱅크' 설립 초읽기…논의 본격화될까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 판매사들이 배드뱅크 설립에 합의한 가운데, 주요 판매사들은 대부분 참여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참여사가 최종 결정되면 설립 절차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 제공

투자회수 실효성 적다는 분석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펀드 판매사들이 부실 펀드를 회수하기 위한 '배드뱅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들은 전날 배드뱅크 설립 참여 여부를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운영하는 한시적 기관이다.

앞서 라임펀드 판매사 19곳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금감원 연수원에서 배드뱅크 설립 방안과 출자 규모 등을 논의하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판매사들은 기존 라임 경영진에게 자금 회수를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 이번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라임자산운용 관련 배드뱅크가 만들어지면 국내 최초의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가 된다.

금융감독원은 판매사들에게 22일까지 배드뱅크 참여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배드뱅크 설립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향후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판매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일부 판매사가 배드뱅크에 참여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금융감독원에 보내며 배드뱅크 설립이 다소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사들은 배드뱅크 설립을 위해 지난 20일부터 논의를 진행했다. 금융당국은 판매사들의 참여여부가 확정되면 설립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참여사가 확정되면 배드뱅크 설립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별 출자비율과 출자금액, 대주주 문제, 펀드 이관 범위 등 출범을 위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아직 전체 출자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판매사별로 판매금액으로 출자금을 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참여사가 결정된 만큼 배드뱅크 설립 논의에 속도가 붙지 않겠나"며 "출자 방식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드뱅크 설립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평균 자산 회수율이 50%를 밑도는 데다가 추가 손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회수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자산 자체의 부실이 많고, 당장에 회수가 어려운 자산이 있어 회수율과 속도 제고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회수율을 높인다는 취지보다는 라임에서 추가적인 자금이 새어나가는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라임 측은 환매중단 2개 모펀드(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의 회수율을 각각 43.4%, 45% 수준으로 예상했다. 자산의 회수는 올해부터 최장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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