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자구안 검토 착수…"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노조 반발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경영정상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그룹의 채권단 자구안 제출에 따라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인력 구조조정 등에 반발을 예고한 노조의 움직임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단에게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담은 자구안을 전달했다.
두산그룹은 "자구안은 책임경영 이행을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마련한 것이다"며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그룹의 자구안을 중심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도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을 곧바로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하며 일단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도 일부 나오는 모양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 노조에서 바라보는 그룹의 채권단 자구안 제출 등은 사측과 온도가 다른 것으로 조명된다. 노조는 지난달 고정비 절감 차원으로 추진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창원공장 일부 휴업 조치가 두산그룹의 채권단 자구안 제출 등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에 휴업이 시행될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조는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작업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현장 내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산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경영난의 원인은 오너와 경영진의 방만 경영으로 직원들에게 고통과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며 "경영 위기와 관련 회사의 일방적인 휴업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열린 금속노조 경남지부 운영위원회의에서는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저지 투쟁'이 신한울 3·4호기 재개를 위한 투쟁과 함께 상정되기도 했다. 이날 투쟁이 노조 전체의 결의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노조는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자구안에 인력 구조조정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안건 협의는 시간 문제로 판단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이같은 분위기를 달갑지만은 않게 바라볼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채권단이 자구안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작업에 착수하더라도 노조 반발이 지속되면 변수로 작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단에게 넘어간 그룹의 자구안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두산솔루스,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등 알짜 계열사의 매각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노조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기도 어려운 시점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으로 운영 효율화 작업에 나섰으나 비상경영조치가 필요해 휴업 조치를 검토해 왔고, 그룹의 채권단 자구안 제출에 따라 일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경영정상화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