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릴리언트 반포' vs '래미안' 브랜드 맞불
[더팩트|윤정원 기자] 재건축 대어로 일컬어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의 막이 올랐다. 반포3주구 경쟁은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2파전의 구도로 이뤄지게 됐다.
지난 10일 오후 2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입찰을 마감했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두 곳. 앞서 2월 25일 진행된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현장설명회에는 10억 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한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보증금 납부순) 등 6개 굴지의 건설사가 참석하며 이목을 끈 바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을 제외한 여타 건설사들은 이날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입찰마감 시한이 임박할 때까지 좌고우면한 건설사도 있었으나 다른 사업장 진행사항 등을 고려해 참여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장설명회 참여 후 다각도로 검토했으나 타 사업지 등 여건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업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안 들어가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롯데건설과 GS건설도 다른 사업지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입찰마감 하루 전인 지난 9일 오전 조합 측에 입찰보증금 800억 원(현금 200억 원+이행보증보험증권 600억 원)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입찰을 완료했다. 건설사 가운데 1순위로 입찰을 마쳐 기호 1번을 부여받았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6일 입찰보증금 가운데 200억 원의 현금 납부를 마치며 수주 참여를 확정 지었고, 10일 오후 1시 20분 이행보증보험증권 600억 원과 입찰제안서를 조합에 내며 기호 2번을 따냈다.
대규모 격전지에서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맞붙으며 업계에서는 누가 승기를 쥘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앞서 '용산역전면제2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과 '용산푸르지오써밋' 등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만을 위한 국내 유일무이 브랜드 'TRILLIANT BANPO'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입찰 전부터 반포3주구에 자사가 시공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국내 유일의 랜드마크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며 공언해왔다.
TRILLIANT BANPO는 반포3주구의 3을 의미하는 'TrI'과 눈부시도록 뛰어남을 의미하는 'Brilliant'의 합성어다. 가장 눈부시게 뛰어난 아파트로 탄생할 반포3주구만을 위한 독자적인 브랜드라는 게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석을 다이아몬드로 만들어내는 공법 중,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게 세공하는 컷팅 방식을 '트릴리언트 컷팅'이라고 부른다"며 "트릴리언트 반포라는 원네임 브랜드는 반포3주구를 대한민국 단 하나의 하이엔드 주거명작으로 탄생시키고자 하는 대우건설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 등 모든 역량을 총집결한 단지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이달 입주를 시작한 '과천푸르지오써밋(과천주공1단지)'에서 이례적인 대물 변제 조건과 후분양제를 도입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의 입찰 지침 완벽 준수를 기본으로 대우건설만의 차별화된 상품, 분양 특화 전략 등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안들이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주택정비사업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었다. 삼성물산이 '클린수주'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 하에 5년여 만에 시장에 얼굴을 내밀면서 업계에서는 '래미안'의 복귀무대에 대한 관심이 크다. 현재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인근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에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삼성물산은 반포에 기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과 함께 프리미엄 래미안 타운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반포3주구 입찰 마감일 '구반포 프레스티지 by Raemian'이라는 콘셉트와 함께 새로 만든 로고를 공개했다. 알파벳 B는 'Banpo, Be, Best'를, P는 'Prestige, Pride, Perfect'를, R은 'Raemian'을 의미한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설명. 삼성물산은 래미안의 역량과 삼성의 그룹사 시너지, 안정적인 재무상태 등을 바탕으로 반포3주구를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3주구가 20년 래미안의 정수를 담은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상의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초구 1109 일대 1490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3층, 지상 35층, 17개 동, 공동주택 2091가구와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게 골자다. 총공사비는 8087억 원 규모다. 지난해 11월 28일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 등의 이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을 취소한 상태다. 조합은 오는 5월 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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