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시승기] 신형 아반떼 "'국민차'가 작심하면 이렇게 변합니다"(영상)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지난 2015년 6세대 모델 이후 5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새롭게 태어났다. /일산=서재근 기자

사회 초년생? 아빠·엄마? "드루와~드루와~"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아반떼'라는 모델이 갖는 상징성과 영향력은 상당하다.

현대자동차(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함께 3대 국민차로 꼽히는 아반떼는 국내 단일 차종 가운데 가장 먼저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 대의 벽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400만 대 고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다.

30여 년의 세월 동안 성별과 세대의 구분 없이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아반떼가 지난 2015년 6세대 모델 이후 5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새롭게 태어났다.

신형 아반때의 전면부(위)와 후면은 전작과 비교해 날렵한 이미지를 더욱 살렸다. /서재근 기자

'웰메이드카'라는 평가를 받으며 현대차 내수 실적 버팀목을 했던 전작의 위상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까.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신형 아반때의 시승행사에서 차량의 성능과 특징을 살펴봤다.

준중형 세단의 경우 달리기 성능을 부각한 '스포츠' 모델이 아닌 만큼 차량을 살필 때 우선순위로 두는 부분은 '실내외 디자인'과 '편의성' 등 크게 두 가지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른바 '삼각떼'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던 6세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서 받았던 신선한(?) 충격 탓인지 이번 신형 아반떼의 경우 실물을 보기 전까지 디자인에 관한 의문부호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디자인에서는 전 세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전작을 출시했을 당시 현대차가 강조했던 시각적 이미지는 '서 있어도 달리는 듯한,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스포티 세단'이다. 이번 모델은 여기에 '날렵한 이미지'가 최소 두 단계는 더 업그레이드됐다.

세련미를 더한 디자인은 특정 외관 색상에 한정하지 않고, 색마다 다른 매력을 뽐낸다. /서재근 기자

양쪽 보닛 끝으로 매섭게 치켜 올라가 있는 헤드렘프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6세대의 디자인을 계승한 흔적이 역력하다. '삼각형' 모양을 강조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부분변경 모델이 아닌 5각형 모양의 헤드램프를 기반으로 세련미를 살렸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간주행등(DLR)을 켰을 때 보이는 이미지다. 주행 중인 신형 아반떼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마치 고급차 브랜드에서 소수 마니아층을 위해 내놓은 스포츠카를 연상하게 한다. 특히, 특정 색상에 한정하지않고, 색마다 다른 매력을 뽐낸다. 만약 신차 구매를 고려한다면, 꼭 실제 모습을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가지 '옥에 티'는 성인 여성 손바닥만한 앰블럼이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 위가 아닌 그릴과 보닛 사이에 배치됐다는 점이다. 정말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상위 모델인 쏘나타,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앰블럼 위치가 그릴 중앙으로 옮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형 아반떼의 실내 디자인은 문에서 콘솔까지 낮고 넓은 선으로 감싸는 운전자 중심 구조로 마치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하게 한다. /서재근 기자

측면 디자인 역시 만족스럽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새로 출시하는 세단 모델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후면 트렁크 공간으로 갈수록 길고 낮게 떨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은 신형 아반떼에도 고스란히 이식됐다. 후면 역시 곡선이 아닌 직선 형태의 디자인이 '잘 달릴 것 같은 스포티 세단' 이미지를 배가한다. 특히, 움푹 들어가도록 배치된 후면 램프 덕분에 트렁크 상단 부분 전체가 하나의 날카로운 스포일러처럼 보이도록 한 것 역시 인상적이다.

실내 디자인의 만족도도 못지않다.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10.25인치의 대형 내비게이션은 조작 편의성은 물론 시의성을 높였고, 최근 현대기아차에서 추구하는 일렬 구조의 송풍구 역시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비중을 늘린 상위 모델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각종 기능을 조작할 때 사용하는 버튼의 배치와 구성도 만족스럽다.

10.25인치의 대형 내비게이션의 시의성은 물론 각종 기능을 조작할 때 사용하는 버튼의 배치와 구성도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서재근 기자

특히, 각종 버튼과 시트 마감재에서 느껴지는 소재의 고급스러움은 기존 준중형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확실하게 뛰어넘었다. 노멀·에코·스포츠·스마트 등 주행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풀 디지털 클러스터 디자인과 곳곳에 적용된 패브릭 소재, 운전자 취향에 맞춰 최대 64가지 선호 색상 지정이 가능한 앰비언트 무드램프 등 디테일 요소는 격식을 갖춘 정장이 아닌 맵시 있는 청바지와 캐쥬얼 정장을 차려입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끔 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은 컵홀더인데 그 깊이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벤티 사이즈 컵을 넣어도 충분할 크기다. 문제는 일반 톨사이즈 컵을 넣었을 때 깊이가 너무 깊다 보니 오히려 운전 중에 컵을 넣었다 뺄 때 다소 불편했다.

신형 아반떼의 뒷좌석은 신장 180cm인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한 뼘이 약간 모자란 무릎 공간이 확보된다.

실내 공간도 '준중형 세단' 기준에서는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2열은 신장 180cm인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한 뼘이 약간 모자란 무릎 공간이 확보된다. 트렁크 공간도 모자람 없다. 아울러 6대4 폴딩이 가능해 뒷좌석을 모두 젖히면 수납공간은 준중형을 표방하는 일부 소형 SUV를 앞선다.

달리기 성능은 말 그대로 무난하다. 전작과 같은 스마트스트림 1.6 MPI 엔진은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f·m의 힘을 발휘한다. 시속 120km까지 가속하는 데 무난한 성능을 발휘한다.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다. 방음과 초반 가속이다. 급가속이 필요한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귀로 전달되는 엔진음과 비교해 속도 게이지가 올라가는 속도 사이의 괴리가 꽤 크다. 공인 연비는 ℓ당 15.4km다. 급제동·가속 없이 정속 주행을 할 때는 ℓ당 17km 이상까지 올라간다.

방음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물론 고속 주행에 한정했을 때 얘기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시속 80~100km 구간에서는 무난하지만, 시속 120km를 넘어가면 귀로 전해지는 풍절음이 다소 거슬린다.

신형 아반떼의 2열은 6대4 폴딩이 가능해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재근 기자

그렇다고 다소 '심심한' 주행성능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차급을 뛰어넘는 주행 편의 사양을 몸소 체험하면 다시금 미소를 띠게 된다. 신형 아반떼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차량·보행자·자전거·교차로대항차, FCA)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이탈 경고(LD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여기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 상위 고급 세단에 적용된 기능들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에서 보여주고 있는 반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는 이미 앞서 출시된 신차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와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주행보조기능을 실행한 채 스티어링휠과 가속·제동 페달에서 손과 발을 뗄 수 있는 허용 시간은 최대 1분이다. 운전 경력이 짧은 초보 운전자들이나 야간 혹은 빗길 주행 때 차선을 잘 보지 못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이 같은 차량의 진화가 매우 반갑게 느껴질 것 같다.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노멀·에코·스포츠·스마트 등 주행모드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져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서재근 기자

예전에는 '준중형 세단'은 상위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공간활용도 등으로 패밀리카 후보군에 오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6세대 모델을 기점으로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새 모델은 이 같은 기준을 바꿔놓았다. 집안에 자녀가 1명인 가구라면 사실 기능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더욱이 디자인에서부터 편의사양까지 대폭 개선된 이번 모델이라면, 여기에 현대차의 설명대로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모델과 고성능 라인업 'N라인' 모델이 출시된다면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TV 광고 속 내용처럼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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