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원 500명 해고 소문 돌아…하나투어 "전혀 사실 아니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때아닌 '대규모 정리해고설'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여행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가 최근 임직원의 22%를 정리해고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정직원 2300명 가운데 500명을 해고한다는 내용이 골자로, 해고 우선 대상자는 부서의 임원과 팀장직이었다. 해고 대상자 선별 기준은 과거 2년 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해 적발된 비위 사실을 근거로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영업직인 마케팅과 인사팀을 해체하고 5월 이후 임원 급여를 30% 최우선 삭감하며 직원 급여도 용역업체에 맡기겠다는 구체적인 후속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정리해고설'은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특히, 하나투어가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는 등 경영 효율화에 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소문은 더욱 힘을 실었다.
하나투어는 지난 2018년 하나투어유스·남강여행사 등 2개 자회사를 청산하고, 작년에는 하나투어투자운용 지분 100%를 매각한 데 이어 여행자보험 판매사 월드샵도 청산을 완료했다. 하나투어가 운영 중인 SM면세점은 평소 대비 5%대의 매출이 이어지자 서울시내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오는 9월 말 폐점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나투어 측은 업계의 상황이 힘든 것에 대해 통감하면서도 정리해고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구조조정 관련 언급이 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인카드 내역 조사나 부서 해체 등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당장 5월 휴직에 대한 부분도 결정 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나투어 측의 해명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의 직격탄을 맞은 만큼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시행이 머지않았다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계의 올해 매출이 2조1000억 달러(약 2596조 원)까지 줄어들고, 약 7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국내 여행사들은 신규 여행객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이며, 폐업하는 중소여행사도 속출하고 있다. 고사 위기에 처한 여행사들은 자구책을 내놓으며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실업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직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는 중이다.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두 회사의 4~5월 예약률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99.2~99.9%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 가정을 하지 않아도 여행업은 6월 말까지 실적 급감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1분기 100억대 대규모 적자에 이어 2분기도 적자 지속도 불가피할 전망이고, 펀더멘탈로만 보면 하반기가 돼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업 종사자들은 도미노 부도설 등 각종 찌라시 때문에 더욱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누가 이런 헛소문을 지어내는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 이런 찌라시가 유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