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막히자 제주도 탑승률 늘어나…현지 호텔들, 패키지 출시 '봇물'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를 찾는 신혼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1980년대 신혼여행의 메카였던 제주도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자 현지 4~5성급 호텔들은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으며 모처럼의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로 나가는 항공 노선 대다수가 막히면서 신혼여행을 비롯한 해외여행 수요가 제주를 비롯한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한 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주말 제주도행 탑승률은 91%를 넘었고, 이달은 평균 85% 이상의 탑승률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에 위치한 호텔들은 신혼부부 수요에 맞춰 관련 패키지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먼저 제주신라호텔은 지난달 신혼 여행객을 겨냥해 출시한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를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연장해 6월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4월 판매량이 3월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주신라호텔은 1980년대 예식장 분위기로 연회장을 꾸며 '뉴트로' 콘셉트의 사진 촬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이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신혼여행이 취소된 신혼부부들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부모 세대의 신혼여행지라는 점도 매력 요인"이라고 말했다.
롯데호텔제주 역시 신혼부부들을 위해 '마이 웨딩 데이' 패키지를 오는 6월 30일까지 선보이기로 했다.
이번 패키지에는 프러포즈를 연상케 하는 롯데호텔만의 특별한 이벤트를 포함했다. 객실에는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작가의 조형물 '러브(LOVE)'를 모티브로 한 사랑스러운 케이크와 와인이 웰컴 커티시로 준비된다. 또 축하 메시지가 적힌 손편지와 풍선도 객실에 마련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제주 측은 "신혼 여행객의 문의 건수가 2월 말 대비 약 35% 증가했다"며 "날씨가 본격적으로 따뜻해지기 시작한 4월부터 문의가 부쩍 늘어, 4월 말까지 판매 예정이었던 허니문 패키지 기간을 6월까지 연장하고 새로운 고객 니즈를 반영해 풍성한 혜택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도 5월 31일까지 국내로 신혼여행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를 위해 '로맨틱허니문 패키지'를 내놨다.
생크림 홀 케이크와 스파클링 와인 1병이 룸서비스로 제공되며, 대형 욕조에서 배스타임을 즐기며 여독을 풀기 좋은 러쉬 배스밤 1종이 준비된다. 또한 허니문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도록 요청 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대여해 준다.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 또한 '올인클루시브 허니문 패키지'를 지난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약 두 달간 선보인다.
이번 패키지는 파티 전문업체 리틀램테이블의 데코레이션 서비스를 추가로 예약할 수 있는데, 데코레이션이 추가로 가능한 점과 가성비 덕분에 허니문뿐 아니라, 도내외 고객들의 깜짝 프러포즈를 위한 예약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도는 해외보다 비교적 안전한 환경 속에서 신혼여행을 즐길 수 있어 대체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제주도 여행객 수요도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제주도는 이국적인 정취로 과거 신혼여행의 메카였지만 1989년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되면서 신혼여행보다는 일반 관광객 중심의 여행지로 바뀌었다"며 "어려운 시기에 웨딩마치를 하는 신혼부부 여행객들이 그들만의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