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공사 적자 경영 예상…최대 성수기 3분기까지 이어질까 우려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사들의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해 온 업계 1위 대한항공마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모든 항공사가 적자경영으로 돌아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진정돼도 항공수요가 회복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름휴가가 껴있는 '최대 성수기' 3분기까지 불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 "1분기 장사 망했다" 줄줄이 영업적자 전망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5153억 원, 영업손실은 24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000억 원 가까이 늘어나며 영업적자로 전환할 예정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여객기 운항중단으로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하고 있지만, 여객부문의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확산 영향으로 실적 악화추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 대한항공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9% 떨어진 1조6030억 원으로 예상됐고, 지난해 1분기 7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은 영업손실 600억 원으로 적자전환될 전망이다. 유상증자 일정도 연기됐고, HDC산업개발이 추진하던 인수마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항공사들보다 실적 구조가 더 열악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당초 300억~400억 원 대로 추산됐던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이제 600억 원대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LCC 1위 제주항공의 1분기 예상 매출은 29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 감소했으며, 적자로 전환한 영업손실 규모도 667억 원에 달한다.
진에어는 매출 1039억 원, 영업손실 68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티웨이항공도 매출 1244억 원, 영업손실 408억 원으로 전망되는 중이다. 역시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48.4% 감소했고 적자전환했다.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잠정 중단하는 셧다운 조치를 취한 이스타항공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 2분기 회복 '불투명'…상반기 내 현금 소진 가능성도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2분기 실적 회복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항공수요 회복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 피해는 최소 6조4451억 원으로 추산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와 같은 매출 타격이 지속될 경우 항공사가 보유 현금으로 높은 고정비를 감당하며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경우 영업비용 가운데 고정비 비중이 35∼40% 수준으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대규모 매출 타격에도 탄력적인 비용 감축이 쉽지 않아 보유 현금 소진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어도 2분기까지는 국제선 노선 운항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부분 항공사에서 상반기 내에 현금 소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수기인 3분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국내 항공사들은 개학연기에 따른 방학일수 감소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단기간에는 실적 회복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