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쓱닷컴·쓱페이 한솥밥으로 시너지…엘페이, 롯데온으로 이용자 확대 노린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간편결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유통업계 내 경쟁이 치열하다.
신세계그룹과 쿠팡이 각각 핀테크 담당 부서를 이전·분사하며 전문성 강화에 나선 가운데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온(ON)' 론칭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은 온라인쇼핑 강세 등에 힘입어 매년 규모를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결제금액은 지난 2016년 26조8808억 원에서 2018년 80조1453억 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용 건수도 8억5000만 건에서 23억8000건으로 세 배 가까이 신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통·제조기업이 운영하는 간편결제 시스템 일평균 이용 건수는 490만 건, 이용금액은 1389억 원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올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온라인쇼핑을 통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간편결제 이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그러자 유통업계도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먼저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아이앤씨 소속 SSG페이를 SSG닷컴(쓱닷컴)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육성 중인 SSG닷컴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더 해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가맹점 할인 행사와 신규 고객을 대상 행사를 진행해 고객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쿠팡은 최근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업부를 '쿠팡페이'라는 별도 회사로 분사하기로 했다. 쿠팡은 1일 자회사 설립을 마치고 신설 법인 대표에 경인태 시니어 디렉터를 임명했다.
분사에 따라 쿠팡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쿠팡페이는 핀테크 및 결제사업을 담당한다. 전문성을 강화해 보다 편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롯데그룹 역시 코로나19로 한차례 출범이 연기된 롯데온(ON) 론칭을 통해 엘페이(L페이) 이용자를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롯데그룹의 7개 계열 쇼핑몰을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롯데온 론칭 행사 등을 통해 3950만 명에 육박하는 엘포인트(멤버십) 회원의 일부를 엘페이 이용자로 유입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는 간편결제 이용자 확대를 통해 카드사 지급 수수료율 감축을 넘어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고객 맞춤형 상품·서비스 제공·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충성고객 확보라는 록인(lock-in)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먼저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용자를 충분히 확보한 신세계와 쿠팡의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롯데그룹이 롯데온 론칭과 동시에 물량 공세를 퍼부을 경우 이용자를 대폭 늘리는 데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페이 이용자는 1000만 명, 쓱페이 800만 명, 엘페이 500만 명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온을 론칭하면서 7% 할인, 페이백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할인 혜택을 받으려는 가입 고객 증가가 새로 탄생한 결제수단의 충성고객으로 자리잡을 지 지켜봐야겠지만,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