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효율화·자체브랜드 및 비식품상품 확대…업계, 실효성에 '갸우뚱'
[더팩트|이민주 기자] 마켓컬리의 수익 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00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낸 상황에서 배송 인프라 확대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수익 창출 키워드로 제시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업체 간 배송 경쟁이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마켓컬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한 428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975억 원으로 전년(349억 원) 대비 2.7배 늘었다.
컬리 측은 이 기간 순손실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회원 수, 재구매율 등 지표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말 기준 컬리 회원 수는 39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7배 늘어났다. 지난해 가입자들의 재구매율도 61.2%로 업계 평균(28.8%) 대비 높은 수준이다.
물류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손실 규모가 확대로 이어졌지만, 물류센터 완공에 따라 배송효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컬리는 모두 6개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3개는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여기에 현재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김포 물류단지 내에 2만5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컬리 관계자는 "풀필먼트 내재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지난해 물류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며 "물류센터 추가 오픈에 따라 전체 면적이 직전해 대비 4.9배 늘어났으며, 지난해 단위 출고량도 전년 대비 2.9배 신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립 중인 김포 소재 물류센터 문을 열면 배송효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 올해 첫선을 보인 자체 브랜드(PB) '컬리스' 확대도 수익 개선에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컬리는 올해 '컬리스' 상품을 시리즈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컬리스 브랜드 첫 상품으로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를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마켓컬리를 키워낸 주역'인 신선식품 위주 판매에서 벗어나 음향·뷰티 등 비식품 카테고리 상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하만카돈, JBL, JMW 등 신규 생활가전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컬리 관계자는 "자사의 강점은 상품이다. 컬리의 상품 기준에 맞춰 컬리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며 "자산 없이 시작한 회사기 때문에 투자 비용 투자로 인해 그런(순손실 폭이 커진) 것이다. 점점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컬리가 내놓은 수익성 개선 전략에 관해 업계에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새벽배송으로 성장한 컬리지만,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지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데다 파는 만큼 포장·배송비 지출도 커지는 새벽배송 업의 특성상 손실을 줄이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컬리 운반비는 149억 원, 포장비는 177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배, 4.5배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로 손실이 커진 것이며, 고정비(포장·배송비)를 쉽게 줄일 수 없는 만큼 투자비를 줄여야 손실 폭도 줄어들 것이다"며 "물류센터 건립에 따른 효율 개선으로 수익을 개선하겠다지만 아직 완공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지 않냐. 결국 PB상품 등 상품군 다양화 전략이 전부지만 이를 통해 천억 원에 가까운 순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한 때 새벽배송 업계에서 공고한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컬리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경쟁도 치열해졌고 경쟁자들의 폼도 많이 올라왔다. 순손실의 이유가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투자 대비 효율이 날 지를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