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실적 부진·구조조정에 우려…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게임체인저 되겠다"
[더팩트|영등포=이민주 기자] 롯데쇼핑 주주총회(주총)에서 회사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배당금 축소 결정에 항의하는 주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27일 롯데쇼핑은 서울 영등포구 롯데리테일 아카데미 6층 대회의장에서 제50기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강희태 대표는 구조조정의 조속한 완료와 백화점·마트 등 각 사업부별 운영 전략 실행 및 내달 출범하는 롯데ON 육성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 등을 올해 경영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강 대표는 "올해 국내 경기와 경영 환경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전 사업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겠다"라며 "수익성을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와 해외 사업의 안정화 및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냄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회사 측의 의지에도 주주들의 불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제1호 재무제표 승인 안건 대한 소개가 채 끝나기도 전부터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소액주주는 '야'라고 소리치며 의장을 호명했으며, 자신에게 질의 권한이 주어지지 않자 "먼저 손을 들었는데 왜 질문 권한을 주지 않냐"며 큰소리로 항의했다.
특히, 배당금 축소 결정에 대한 주주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롯데쇼핑 배당금 지급예정액은 1주당 3800원으로 전년(5200원)대비 26% 줄었다.
해당 주주는 "지난해 롯데쇼핑 4분기 매출은 4조3000억 원대로 (전년 비) 1% 내린 반면 영업이익은 436억 원으로 51%가량 줄었다"며 "이처럼 영업익이 큰 폭으로 준 원인과 배당이 줄어든 이유가 무엇인지 의장은 밝혀라"고 말했다.
주주의 항의에 롯데쇼핑 측은 지난해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해명했지만, 주주들은 "넘기지 말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며 질의를 이어갔다.
사업 목적에 주택건설사업과 전자금융업을 추가하는 2호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수년째 표류 중인 상암동 부지 개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 목적 추가는 광주 첨단 롯데슈퍼가 있는 주상복합 부지 개발을 위한 것이다.
한 주주는 "광주시에 있는 주상복합 개발 계획을 수립할 당시와 지금의 경기가 많이 다르다. 경제성을 따져 결정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상암동 부지 개발도 7년째 표류 중이지 않나. (광주 개발 계획을) 잘 살펴서 서울에 (투자) 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희태 대표는 "수익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큰 문제는 없으며 원안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쇼핑은 올해 초 오프라인 점포 30%를 정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핵심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700여 개 점포 중 200여 개를 폐점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역효과'를 우려하는 주주들의 지적과 관련해 강희태 대표는 "성과가 나지 않는 사업은 접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런(수익성) 관점에서 하나하나 점포에 대한 판단을 해서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총 전 '독립성 결여' 문제로 논란이 됐던 이재원·김용대 사외이사 선임 건은 별 무리 없이 통과됐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