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유가 급락에 해양플랜트 수주 '빨간불'…발주 연기 우려

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3사가 최근 유가 폭락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더팩트 DB

저유가 국면에 발주 시장 얼어 붙어…수주 목표 달성에 차질 전망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숙원 사업인 해양플랜트 수주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에서 대규모 해양플랜트 발주 프로젝트가 예상되며 올해 기대감이 높았으나,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텍사스 중질유는 이달 초 50달러에서 최근 30달러 때까지 추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석유수출국들의 힘겨루기가 원인이다. 같은 기간 런던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의 가격도 배럴당 34.37달러를 기록해 유가가 급락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해양플랜트 발주를 기대했던 국내 조선업계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해저의 원유나 가스를 탐사하고 채굴하는 설비 목적으로 쓰이는 해양플랜트는 조 단위 수주를 기대할 수 있어 조선사의 핵심 사업으로 불린다.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드릴십 등이 해양플랜트의 일종이다.

당초 나이지리아에서 FPSO 프로젝트가 올해 입찰을 대기하고 있었고 사우디 국영정유회사 아람코에서 최대 23조 규모의 해상 유전·가스 관련 프로젝트가 준비될 것으로 관측되며 과거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력이 있던 국내 조선사가 수주를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국내 조선3사의 올해 수주 목표 중 해양플랜트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해양플랜트의 일종인 드릴십 수주가 취소되는 리스크를 겪으며 영업손실 폭이 늘어났다. /삼성중공업 제공

그러나 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저유가 국면이 장기화되면 해양플랜트 발주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감을 높이며 수주 목표를 높게 설정했지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2척의 해양플랜트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특히 올해 수주목표 84억 달러 중 30% 가량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따내려고 계획했던 삼성중공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드릴십 관련 손실로 영업손실 616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4093억 원 손실) 대비 손실폭이 50% 가량 늘어나 재무 상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상황이 비슷하다. 채권단 지원을 받고 있고 매각 이슈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어 1건의 해양플랜트 수주라도 급한 분위기다. 그나마 최근 사우디 아람코와 석유·가스전 공사와 파이프라인 등을 장기공급계약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현대중공업은 비교적 분위기가 좋다. 다만 조선3사 모두 해양플랜트 수주에 있어서는 불확실성이 산재돼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이후 조선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나 올초 코로나19 확산 여파까지 겹치며 선박 발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를 포함한 각종 선박 발주 프로젝트들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어 최악의 경우 국내 조선사들이 당초 세웠던 수주 목표에서 목표치 수정을 검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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