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불황도 피한다더니…" VIP 발길 끊긴 백화점 '진땀'

백화점 실적을 지탱해주던 명품군이 코로나19 타격에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명품 매출 '뚝'…온라인 채널 강화로 타개책 펼쳐

[더팩트|한예주 기자] "명품은 불황도 피한다."

국내외 소비침체 속에서 백화점들이 명품군을 확대했던 이유다. '명품 매출=백화점 매출'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큼 그간 백화점들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실적을 지탱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꺼리고 백화점들의 임시 휴점 사례가 속출하자 직접 만져보고 사는 경향이 높은 명품 매출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 백화점 업계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코로나19에 명품도 직격탄 맞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명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도 해외패션 매출이 18.6% 하락했으며, 현대백화점 또한 1월 25.2%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던 명품 매출이 2월 들어 6%대로 떨어졌다.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그간 백화점 제품, 특히 명품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상품 가격에 서비스 가격이 포함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한 몫을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불안감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자 고스란히 명품군 매출은 감소세로 이어졌다. 밖에 나기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 온라인 구매 건수는 1월 대비 28% 증가했으며, 주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오픈·소셜·할인점) 이용 시간은 19% 뛰었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점'한 매장이 늘어난 점도 매출 하락에 일조했다. 앞서 국내 1~2위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명동 본점은 물론 대구·경북 지역 점포들이 임시 휴점한 바 있다.

통상 명품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군으로 꼽힌다. 실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15년에도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10%가량 성장했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로 한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2018년 10%, 2019년 2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백화점의 매출 '효자' 노릇을 했다. 국내 백화점에서 명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30% 선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은 백화점 실적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부분"이라며 "최근 명품군 성장이 뚜렷해 백화점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했던 만큼, 명품 매출 하락이 전체 매출이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2월 초까지는 괜찮았는데 최근엔 오프라인 매장 방문자가 급격히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백화점들은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은 롯데프리미엄몰을 통해 방송되는 롯데백화점 라이브. /롯데쇼핑 제공

◆ 백화점 3사, '언택트' 바람에 온라인 판로 확대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 전략을 더 이상 고수할 수 없게 된 백화점들은 저마다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섰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은 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구찌·페라가모·버버리·몽블랑 등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강점인 명품을 SSG닷컴에 그대로 옮긴 것.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가 지닌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온라인 명품 판매에 적극 나서 온라인 매출을 늘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말 구축하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ON'을 통해 백화점의 모든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ON 백화점몰은 고객의 구매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할 만한 상품을 모바일 등을 통해 추천하는 고객 맞춤형 판매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롯데프리미엄몰'을 통해 백화점 매장 제품을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롯데백화점 라이브'도 선보였다. TV 홈쇼핑처럼 쇼호스트와 인플루언서가 함께 진행을 하면서도 사회자와 실시간으로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어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쇼핑하는 느낌을 더한다.

현대백화점 또한 네이버와 손잡고 백화점 매장 상품을 온라인 실시간 방송으로 판매하는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군과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과거 온라인으로 판매하지 않았던 해외 패션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백화점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온라인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기존 패션, 명품은 물론 생활, 식품 장르에서도 기존에 온라인에서 판매되지 않았던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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