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과 이끌어낸 준법감시위 행보에 쏠리는 관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가 5일 3차 회의를 진행한다.
계열사별 대외 후원금 추가 보고와 중점 과제에 대한 논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준법감시위 운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홈페이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될지 관심이 쏠린다.
준법감시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사무실에서 회의를 진행한다. 지난달 5일과 13일에 이은 3차 회의다. 준법감시위는 앞선 회의에서 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세우고 삼성 관련 주요 쟁점, 계열사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활동 현황 등을 점검했다.
또한, 준법감시위는 2차 회의 후 7년 전 발생한 임직원 기부금 후원내역 무단열람 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은 지난달 28일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부터 책임지고 앞장서서 대책을 수립, 이를 철저하고 성실하게 이행해 내부 체질과 문화를 확실히 바꾸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준법감시위가 과거 위반 사례에 대한 삼성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이끌어내면서 '준법 경영 강화'라는 목표를 향한 출발을 성공적으로 끊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재계는 이날 준법감시위가 계열사의 대외 후원금과 내부 거래 등을 지속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 거론된 노동조합 관련 현안도 챙길 가능성이 크다. 또 회의 결과로는 준법감시위 중점 과제에 대한 전반적인 구상이 나올 전망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2차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준법감시위의 중점 검토 과제를 신중하게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홈페이지 운영과 관련한 준법감시위의 결정에 시선이 쏠린다. 홈페이지 개설은 삼성의 준법 경영에 대한 일반 참여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도 실질적 장치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홈페이지에는 준법감시위의 활동 내용과 익명성이 보장된 신고 기능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지형 위원장은 "삼성 측이 준법감시위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홈페이지에 게시해 외부에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 내부적으로도 홈페이지가 향후 활동 및 운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페이지 개설이 예상보다 다소 지연되는 이유도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당초 준법감시위는 기구를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위원들 간 열띤 토론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 의견을 청취하는 등 '열린 운영'을 다짐한 셈이다. 홈페이지도 이러한 열린 운영 실천의 일환이다. 홈페이지와 관련해 준법감시위 측은 "서버의 독립적 관리를 포함한 여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준법감시위는 언론 소통을 담당할 커뮤니케이션 팀장에 외부 인사인 시민단체 출신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를 선임했다. 언론 담당을 외부 인사로 영입한 것은 삼성과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준영 신임 팀장은 준법감시위 위원인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과 함께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몸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