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미 찾아 직원 격려…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직원·협력사에 극복 메시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산업계에서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코로나19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며 위기 극복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3일) 경북 구미에 있는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구미사업장은 지금까지 총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곳으로 제품 생산 및 사업장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먼저 구미사업장에서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했다. 이후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차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등을 직접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일선 생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비록 초유의 위기이지만, 여러분의 헌신이 있어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회사는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모두 힘을 내서 이 위기를 이겨내 조만간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며 만나자"고 격려했다.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우려감 해소'로 해석된다. 사업장이 코로나19 관련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직원들 사이에서 우려감이 높아지자, 직접 현장을 찾아 '위기 극복'을 강조하며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지원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더해지지 않았다면, 현실화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재계 판단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 총 300억 원 규모 긴급 지원을 발표했다. 또 대구·경북 지역 병상 부족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일 병원이 아닌 자가에 격리된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을 위해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300억 원 지원 소식을 전할 당시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 이번 일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며 극복 의지를 다졌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임직원과 협력사에 편지를 보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자 직접 메시지를 작성해 임직원과 협력사를 위로하면서 대응력 강화를 당부한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위기 상황 또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보다 의연하게 대응해나가자"며 "인류는 수많은 자연재해와 병균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이겨내면서 발전된 문화를 이뤄냈고, 앞으로도 계속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주도 대응 체계에 적극 협조하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임직원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임직원 여러분이 안정적 일상을 누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코로나19 종합 상황실'을 그룹 및 각 계열사에 설치, 실시간으로 국내 및 해외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적인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겠지만, 다양한 컨틴전시 계획을 수립해 당면한 위기 극복은 물론 이후에도 조기에 경영 안전을 이룰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협력사에는 공문을 보내 "협력사와 저희 그룹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함께 도전하고 극복해온 저력이 있기에 이번 사태도 동반자로서 함께 노력한다면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힘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부품 부족으로 공장 라인 가동 속도가 늦춰진 것 외에도 사업장 내 확진자가 나와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 차질 공포'에 휩싸인 상태다. 이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원 계획과 함께 강력 대응을 주문했고, 현대차는 노사가 합심해 선제적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코로나19 예방과 피해 복구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성금 50억 원을 기탁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는 '고객 불안감 해소' 목적으로 특별 무상 차량 항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협력사들을 위해서는 직원 안전과 경영 안정화를 위해 1조 원에 달하는 자금 수혈에 나섰다.
삼성과 현대차 외 다른 기업의 총수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행보에 적극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지침을 내리고, 선제 대응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코로나19 감염 예방, 피해 확산 방지와 관련해 직접 강력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포항제철소를 찾아 코로나19 대책 회의를 열고, 비상 매뉴얼을 검토했다. 최고경영자의 검토 아래 포스코는 단계별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