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업황 속 545억 원에 이스타항공 지분 51.17% 인수 결정…재무비율 악화 예상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가운데 재무 비율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스타항공 지분 51.17%(보통주 497만1000주)를 545억 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의 이번 인수 결정을 두고 제주항공의 재무 건전성에 무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의 항공 업황은 역사상 최악의 업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최종 인수 결정한 것은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지환·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래 2~3월 저비용항공사들의 운항 및 수송객은 전년동월대비 5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은 적어도 2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항공은 1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5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이 대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양지환·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차입금 조달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현금확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경우 자본전액잠식 가능성이 높아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8년 말 재무제표 기준 약48%의 자본잠식 상태였던 이스타항공은 2019년 말에는 자본전액잠식상태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이스타항공에 상당한 규모의 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는 제주항공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저비용항공업계의 공급조절 효과와 경쟁력 있는 노선 및 인천공항 슬롯 확보, 그리고 규모의 경제효과 등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차입금증가 및 연결재무제표상 실적 악화로 인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는 제주항공 주가 역시 이러한 재무적 우려를 해결해야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제주항공의 인수가 결정된 2일 주가는 장중 20% 급등하기도 했지만 결국 1%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지분 인수에 대해 당장의 재무 체력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이 LCC 재편의 승자라는 확신은 아직 부족하며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킬 만큼 재무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향후 주가 반등을 위한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