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 외식·커피 프랜차이즈 발길 '뚝'…간편식으로 눈돌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라면과 즉석밥 등 간편식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하 기자

'코로나19 확산' 식당 안찾고 커피·주류도 안 산다

[더팩트|이진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식품·외식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감염 우려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즉석밥과 라면 등 간편식 구매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막론하고 급증하고 있는 반면, 외식업계는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2월 한 달 동안 CJ더마켓에서 판매되는 가정간편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날 것으로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 제품인 '햇반'의 경우 이달 들어 온오프라인에서 하루 평균 주문량이 평소 대비 2.5배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대구와 경북을 포함한 경상남북도 지역에 주문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도 간편식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오뚜기 측은 "구체적인 판매량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년 대비 온·오프라인을 통한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공장 가동률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재고 물량을 활용해 수요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워홈도 간편식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아워홈이 지난해 7월 선보인 냉동 도시락 브랜드 '온더고'는 이달 들어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온라인 유통채널에서도 간편식 판매량 증가세가 뚜렷했다. 11번가는 지난 21부터 23일까지 나흘 동안 즉석밥 판매량이 2주 전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360% 증가했다고 밝혔다. 라면은 2주 전 대비 236%, 전년 대비 585%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외식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식업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서울 한 쇼핑몰의 모습 /김세정 기자

업계에서는 간편식 수요 증가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및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 근무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배송 중심의 간편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1~2월 전국 커피전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0% 이상 줄었다. 국내 매출 1위의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도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이 속출하면서 1월 말을 기점으로 매출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코로나19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전후 2주간 외식업계 하루 평균 고객 수를 비교한 결과 외식업체의 85.7%가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고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업체 평균 고객 감소율을 29.1%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달 말에는 외식업체 평균 고객이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주류업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주류도매업계에 따르면 1~2월 국내 맥주와 소주 유통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었다. 최근 대구·경북 등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일부 음식점은 주말 주류 판매량이 최대 70% 주저앉기도 했다.

한 대형 주류도매업자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 가릴 것 없이 유통량이 평균 30% 줄었다"며 "대구·경북·부산으로 들어가는 주류는 절반 이상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명동의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이곳에서 장사를 오래 했지만 지금처럼 손님이 없었던 적은 없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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