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대구 노선 운항 중단…외항사 한국 직항 노선 감편
[더팩트|한예주 기자]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대구 노선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외항사에서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하늘길을 완전히 막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등 이번 '코로나 사태'가 항공업계에 미치는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 국내 항공사, 대구行 항공편 운행 안 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하루 2번 왕복하던 대구∼제주 노선의 운항을 이날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을 위한 대구∼인천 내항기도 같은 기간 운항을 중단한다.
앞서 대한항공은 두 구간의 운항을 23일부터 이틀간 결항하기로 한 데 이어 24일 추가 비운항을 결정했다.
이미 다른 항공사도 대구를 오가는 국내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3번 왕복 운항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전날 왕복 2번으로 줄이고 25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는 아예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항공도 대구∼제주 노선을 24∼29일 한시적으로 운항하지 않기로 했으며, 에어부산도 대구∼제주 노선을 24일부터 운항 중단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오는 26일부터 대구~세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등 대구발 국제선을 당분간 모두 운항하지 않는다. 또 국내선 축소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운항중단 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 제주, 김해공항에 이어 국내 4대 흑자공항이었던 대구공항도 당분간 이용객 감소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 대응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만큼,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수요 감축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韓 발 끊는 외항사 "피해 규모 예상 안 돼"
외항사들의 한국 노선 운항 중단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해외 국가들은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사모아(미국령) 등은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자가격리 또는 입국 절차 강화 등에 나선 국가는 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 등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항공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다낭, 나트랑, 호치민 등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과 인천을 오가는 항공편을 다음 달 29일까지 중단한다. 앞서 중국행 노선만 중단해왔던 베트남항공은 전날 오후부터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취소하고 나섰다.
베트남 교통부는 이날 "아직까진 한국~베트남 왕복 항공편 운항 중단을 결정하진 않았다"고 밝혔지만, 하노이시의 보건국이 한국에서 입국하는 한국인과 자국민을 14일간 격리하자고 제안하면서 추후 운휴하는 한국 노선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항공은 인천~싱가포르 왕복 항공편 4대 중 2편을 감편하고, 부산~싱가포르노선은 다음 달 15일까지 비운항한다.
태국항공도 한국 노선 수요 급감을 이유로 방콕에서 인천을 오가는 항공편이 다음 달까지 대부분 취소됐다. 방콕~부산 왕복 항공편 운항도 이달 27일까지 취소됐으며, 향후 운항 중단을 늘릴 예정이다.
필리핀항공 또한 3월 한 달간 인천~마닐라 노선의 왕복 운항을 1회로 줄이고, 부산~마닐라를 왕복하는 노선은 주 7회에서 주 4회 운항으로 감편한다. 인천~세부·클락노선은 내달 비운항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국 여행에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피해 규모가 계산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