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저공해 자동차 혜택' 받는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기아자동차(기아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의 4세대 모델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친환경차 세제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140여만 원에 달하는 혜택분을 차값으로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HEV) 중형 SUV라는 상징성으로 화제를 모은 상황에서 세제혜택 대상 제외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공해차량에 적용되는 각종 혜택 역시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공해차량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24일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쏘렌토 HEV는 환경부로부터 '저공해차량 인증'을 통해 2종 저공해자동차로 분류돼 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제주공항 등 14곳 공항주차장 요금 50% 할인 및 서울 수도권 공영주차장 요금 50% 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서울시 기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감면 등 '환경친화적 자동차 혜택'(산업통상자원부 주관)과 별개로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 '저공해 자동차 혜택'(환경부 주관)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 21일 신형 쏘렌토 HEV 모델의 사전계약을 중단했다.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전계약 중단 소식 이후 신형 쏘나타 관련 주요 포털 인터넷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보상 문제와 관련한 게시물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저공해차량으로 등록 여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HEV는 'HEV 시스템'과 '저공해차량 인증', '기준치 이상의 연비'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쏘렌토 HEV는 저공해차량으로는 인정받았지만, 세제 혜택 기준이 되는 연비 부문에서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신형 쏘렌토 HEV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가솔린 터보 HEV 엔진과 최고출력 44.2kW, 최대토크 264Nm의 구동 모터의 조합으로 시스템 최고출력 230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35.7kgf·m의 힘을 발휘한다.

문제는 가솔린 터보 HEV 엔진의 배기량(1598cc)이다. 1000~1600cc 미만 엔진 기준 친환경차 관련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연비가 ℓ당 15.8㎞를 넘어야 한다. 그러나 쏘렌토 HEV의 연비는 이에 못 미치는 ℓ당 15.3km다. 1600cc 이상 엔진의 경우 연비가 ℓ당 14.1km를 넘으면 세제 혜택 대상이다. 결국 단 2cc 차이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로써 기아차는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세 30만 원, 부가세 13만 원 등 143만 원에 달하는 세제혜택분을 차량의 가격에 고스란히 적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차량 등록시점에 내야 하는 취득세 역시 90만 원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부담은 233만 원까지 늘어난다.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쏘렌토는 지난 20일 사전계약 당일에만 모두 1만8941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신형 '그랜저'가 사전계약 첫날 달성한 1만7294대보다 1647대 더 많은 수치다. 특히, HEV 모델은 1만2212대로 전체의 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세제혜택 부분에 대해 보상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기아차는 174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 HEV에 대한 사전계약 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보상 금액 등은 확정하지 못했지만, 기존 계약 고객에 대한 별도 보상안을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해 개별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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