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이진하·윤정원·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가 할퀸 롯데마트, 구조조정 '칼바람' 불까 직원들 노심초사
[더팩트ㅣ정리=서재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질까요. 이번 한 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이 '코로나 공포'에 휩싸였는데요. 유통가에서는 벌써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에 직격탄을 날린 '라임사태'는 본격적인 법정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구요. 말 많고 탈 많은 '집값 문제'를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죠.
연일 아쉬운 소식만 들려 온 한주였지만, 재계에서 모처럼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조원태 아저씨'의 사연인데요. 그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조원태 아저씨가 보고 싶다는 딸 아이를 안고 울었습니다"
-지난 17일 재계에서 모처럼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한진그룹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죠.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임직원 자녀들에게 보낸 작은 카드 한 장이 사내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았는데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이날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대한항공 임직원 자녀 720명에게 축하카드와 선물세트를 전달했는데요.
화제를 모은 것은 조원태 회장이 보낸 축하카드였죠. 스스로 '부모님과 함께 일하는 조원태 아저씨'라고 소개한 조원태 회장은 축하카드를 통해 "학교생활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지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라며 "하지만, 밝은 웃음과 밝은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우리 친구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에요"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부모님(대한항공 임직원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조원태 회장은 "선생님들과 친구들로부터 사랑받고, 그 사랑을 다시 친구들과 나눌 줄 아는 우리 친구들이 되기를, 그래서 여러분 부모님의 회사 생활처럼 신나고 멋지게 학교생활을 하기를 아저씨도 응원할께요"라고 덧붙였죠.
-'아저씨' 조원태 회장의 깜짝 선물에 대한 임직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는데요.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온라인 익명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이번 사내 행사와 관련한 감동사연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실제로 국내 유명 익명커뮤니티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초등학교 입학선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대한항공 직원은 "편지까지. 너무 감동이잖아요 회장님. 아이가 조원태 아저씨가 보고 싶다네요"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한 대한항공 직원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직원은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떠올리며 "당시 어린이집을 다니던 첫째 딸이 집에 와서는 '아빠, 아빠 회사가 그렇게 나쁜 회사야'라고 물어보는데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화장실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라고 말했죠. 그러면서 "6년이 흘렀는데요. 이번에는 둘째 딸아이가 이번에는 제게 '조원태 아저씨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아빠가 꼭 얘기해줘'라고 얘기하더군요. 그동안 서러웠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출근길에 아이를 안고 울었습니다"라고 얘기하더군요.
-사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이후 올해 경영권 분쟁까지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죠. 그 결말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지만, 수년째 임직원들의 성토의 장이 됐던 익명커뮤니티게시판의 내용이 달라졌듯 재계에 전례 없는 선(善)사례를 지속해서 남기는 '한진', '대한항공'이 되기를 바라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구조조정' 롯데마트, 직원 사이에선 '데스노트'가 돈다?
-이번 주 유통업계는 코로나19 공포에 더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조조정'으로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죠. 롯데쇼핑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전국에 124개 매장을 둔 롯데마트 역시 폐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롯데쇼핑은 올해 오프라인 점포 700여 개 중 30%에 해당하는 200여 개 점포를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이 있습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효율 점포를 폐점하는 거군요. 구체적인 폐점 규모가 나왔나요?
-롯데쇼핑은 정확한 폐점 규모와 시기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약 50개 롯데마트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불안할 것 같은데요.
-매출 성과에 따라 내부 분위기는 다소 달랐지만 불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경기 소재 롯데마트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에 따르면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역명과 매장명이 공유되고 있다고 하네요. 직원들 사이에서 '○○시 매장에서 몇 개 매장이 문을 닫는다'는 등의 '썰'이 돌고 있는 것인데요. ○○점, ○○점 등 구체적으로 폐점 예장 매장명을 언급하며 공유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상 '데스노트'까지 돌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렇습니다. 지역에 수 개의 롯데마트가 있는 경우, 지점 간 매출을 가늠·비교해 본 뒤 어디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에 점포가 3개(A, B, C)라면, 규모가 가장 작고 매출이 상대적으로 덜 나는 B점포가 닫을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직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매장 및 인력 감축에 대한 세부 계획이 공개된다면 좋겠네요.
◆ '라임사태' 뿔난 투자자들 반발 지속…판매사 이어 금융 당국까지
-금융권에서는 꺼지지 않은 라임사태 불길로 아직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특히 투자자들의 전방위적인 소송전이 시작되면서 시끄러웠죠?
-네. 지난 14일 삼일회계법인의 모펀드 실사 결과 발표 이후 원금회수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소송공방이 본격 점화됐습니다. 투자자들의 지목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판매사였습니다. 아시다시피 개인투자자들이 법무법인 한누리와 광화를 앞세워 이미 소송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여기에 20일 추가로 라임펀드 투자자 4명이 법무법인 우리를 앞세워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대신증권과 대신증권 전 반포WM센터장 장 모 씨를 형사고소하고, 대신증권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라임펀드의 대표적인 판매사로는 신한금융투자, 우리·하나은행, 대신증권 등이 있죠? 압수수색도 진행됐는데요. 증권가 분위기가 먹구름이었겠군요.
-네 지난 19일 검찰이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요. 특히 오전에 시작된 압수수색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이어져 여의도 증권가에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향후 수사의 초점은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과정에 집중될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시장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오히려 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공포감을 줄이고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불똥이 금융 당국으로까지 튀기도 했었죠?
-네 그렇습니다. 14일 실사 결과 발표 당시 금융당국에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에 대한 발표가 함께 나왔었는데요. 20일에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 이 개선안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라임사태에 대한 책임은 금융위원회에도 있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에 대한 고발도 검토한다는 입장인데요. 금융회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노조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그렇고 이들을 대리해 소송에 나선 법무법인도 그렇고, 이번 라임사태에서 금감원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큽니다. 금감원이 사전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하고 검사를 지연하면서 사태를 키운 측면이 크다는 것이죠. 이번 일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文정부 '2·20 부동산 대책' 발표…'조정대상지역' 뭐길래?
-문재인 정부가 20일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약 2개월 만에 다시 정부가 칼을 빼든 셈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추가 조정대상지역에 어디가 포함될지를 두고는 이목이 쏠렸죠. 특히, 최근 집값이 급등한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이 새로 포함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꼽혔는데요.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수원시 영통구와 권선구, 장안구 및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습니다. 용인과 성남이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부동산 규제는 크게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에서 세 갈래로 갈립니다. 해당 규제 지역별로 지정기준과 대출규제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투기지역은 주택평균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0%를 초과한 경우, 혹은 직전 1년간 가격 상승률이 연평균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을 초과한 경우 지정된다고 보면 되는데요. 이 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제한됩니다.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세대 당 1건으로 묶이고요.
투기과열지구는 직전 2개월 평균 청약 경쟁률이 5대 1이 넘거나 국민주택 청약 경쟁률이 10대 1을 넘은 경우, 주택분양계획이 30% 이상 축소된 지역에서 투기가 이루어질 때 지정됩니다. 투기지역과 마찬가지로 LTV와 DTI가 40%로 제한됩니다.
-이번에 수원, 안양, 의왕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는데요. 조정대상지역은 직전 월부터 소급해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이라고 들었습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은 주택담보대출 시 LTV가 60%, DTI가 50%로 제한된다면서요?
-네. 그런데 정부는 금번 대책에서 대책안에 따른 조정대상지역 제한을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DTI는 50%로 유지되지만 LTV의 경우 9억 원을 기준으로 차등 비율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9억 원 이하분은 LTV 50%, 9억 원 초과분은 LTV 30%로 바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