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폐쇄에 긴급방역까지"…코로나19 확산에 은행권 '비상사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국에 지점이 분포한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나은행 영등포금융센터를 찾은 시민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이선화 기자

농협·대구·국민은행 대구지역 일부 지점 임시 폐쇄 결정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대구·경북 지역 일부 영업점을 폐쇄 조치한 데 이어 DGB대구은행 일부 출장소도 폐쇄됐다. 이에 은행들은 긴급방역을 하고 있으며, 휴점까지 염두한 비상대책안을 마련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비상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전국에 지점이 촘촘히 분포돼 있고, 상담 등 대면 업무를 많이 하는 특성 때문에 더욱 긴장하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지점을 폐쇄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9일 대구 농협은행 달성군 지부 직원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농협은행 달성군 지부를 폐쇄했다. 또한 20일 달성부 직원이나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이 있는 두류지점, 성당지점, 칠성동지점 등 3곳을 추가로 폐쇄하고, 감염 우려가 있는 직원 63명을 자가격리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구 지역 고객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DGB대구은행도 21일 동산의료원출장소를 잠정 폐쇄했다. 대구은행은 대구 중구 동산병원이 국가지정 코로나19 확진자 전용거점병원으로 지정되자 동산의료원출장소 폐쇄를 결정했다. 대구은행 직원 중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날 KB국민은행도 대구 침산동지점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국민은행은 대구 침산동 지점에 대해 주말 동안 추가 방역을 하고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파견 직원을 통해 임시로 제한 영업을 시행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긴급방역을 하고 있으며, 휴점까지 염두한 비상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남용희 기자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구지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한·우리·하나·IBK기업은행 등은 현재까지 은행 직원이나 방문 고객 중 확진자가 없어 지점 폐쇄를 고려하고 있진 않지만, 대구·경북 지역 영업점을 대상으로 긴급방역을 하고 나섰다.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질병관리본부의 매뉴얼을 따르고 있으며,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이사항이 없어 영업점을 폐쇄하지 않았지만, 전문 방역업체와 협력해 긴급 방역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질병관리본부 매뉴얼을 따르고 있다"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비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고객 안전을 지키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영업지점 잠정 폐쇄 외에 다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은행 점포를 일괄적으로 폐쇄할 경우 업무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이 코로나19를 우려해 비조치의견를 냈지만 업무 바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분위기다. 금감원이 낸 비조치의견서에는 관리인력이 업무용 시스템에 원격 접속하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상시를 대비해 금융사들은 예비업무인력을 구분해 교대 근무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있다"며 "이에 더해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원격조치를 취하는 것을 허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대체영업점, 이동점포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러한 사태가 지속될 경우 관리 인력 부족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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